
‘82년생’ 조한승 9단이 3일 연속 팀 승리를 결정하는 기염을 토했다. 조 9단은 16번 연속으로 이어진 ‘안성준 공식’을 깨고, 팀의 주장 안성준 9단이 패했음에도 최종국을 잡아내면서 팀 승리를 결정했다.
마한의 심장 영암은 24일 오후 7시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원익에 3-2로 승리했다. 이번 시즌 6번 연속 이어진 영암의 ‘5국 필승’ 공식이 한 번 더 이어졌다. 최종 5국에서 301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영암 5지명 조한승 9단이 원익 3지명 이원영 9단에게 백으로 6집반을 남겼다.
이번 시즌 ‘최고령 바둑리거’인 조한승 9단은 ‘선발전’을 뚫고 합류한 5지명 선수다. 바둑리그 1~4지명은 각 팀 감독이 드래프트로 선발하고, 나머지 한 자리는 선발전을 뚫고 올라온 선수들 중에 선택을 하게 된다. 조 9단이 선발전을 뚫고 올해도 ‘바둑리거’가 된 것만으로도 후배 기사들에게 귀감이 될 성과라는 평이었는데, 포스트시즌에 돌입하자 3전 3승, 모든 경기에서 팀 승리를 책임지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영암의 ‘승리 요정’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은 조한승 9단은 “운이 따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4국이 많이 불리한 상황에서 추격하는 상황이라서 ‘혹시나’ 했다”고 복기했다. 이어 “기회가 오면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영암이 1-2로 불리한 상황에서 4국에 등판한 심재익 7단의 형세가 크게 불리했던 상황에 대한 설명이다. 대역전승을 거둔 심재익 7단 역시 국후 인터뷰에서 “하늘이 도운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편 ‘안성준 공식’이 17경기 만에 깨지면서 패했음에도 이례적으로 인터뷰 자리에 선 영암의 주장 안성준 9단은 “5국이 끝난 이후 팀원들과 이야기 한 것은, ‘지는 징크스’는 끝났지만 이기는 공식은 남아 있다는 얘기였다”면서 “제가 이기면 팀이 이기는 공식은 아직 남아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가져간 영암은 오는 5월 1~2일 열리는 2~3차전에서 한 경기만 승리해도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차지한다.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팀은 5월3일부터 5일까지 정규리그 1위 영림프라임창호와 챔피언 결정전을 펼친다. 챔피언 결정전은 3판 2선승제로 진행하며, 2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2024-2025시즌 챔피언에 등극한다.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동일한 1분 10초(피셔 방식) 초속기로 진행하며 각 대국은 순차적으로 열린다. 우승팀에는 2억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준우승 상금은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