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오히려 국밥보다 저렴해요. 혼자 먹기도 좋아요.”
2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맥도날드 매장. 점심시간대 방문한 이곳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모여 일찍부터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2시까지도 방문객들은 식사를 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했다.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 씨(27·여)는 “밖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 국밥만 해도 한끼에 1만원은 훌쩍 넘어간다”며 “일정이 없을 때는 혼자 와서 햄버거를 먹는데, 점심에는 할인을 받아 가격도 6000~7000원대 수준이라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올해 원자재값·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외식업 전반 물가가 인상되며 직장인들의 점심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맥도날드는 ‘가성비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기준 주요 외식 메뉴 7종 중 김밥과 냉면을 제외한 5종 가격은 10년 전인 지난 2015년 동월 대비 40~60%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장면은 4500원에서 7500원으로 66.7% 상승해 가장 많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냉면은 8000원에서 1만2115원으로 51.4% 올랐다. 이어 김치찌개백반 46.1%(5818→8500원), 칼국수 45.6%(6500→9462원), 비빔밥 42.1%(7955→1만1308원) 등이다. 삼계탕은 1만3500원에서 1만7346원으로 28.5% 올랐다. 김밥은 3245원에서 3538원으로 9.0% 상승했다. 반면 맥도날드 대표 메뉴인 빅맥의 경우 단품 기준 현재 5500원으로, 10년 전(4300원) 대비 상승률은 27.9%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지역 주요 외식 메뉴 7종의 평균 가격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맥도날드는 점심시간대를 타깃으로 한 가성비 세트 ‘맥런치’ 등을 확대해 점심시간대 직장인들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인기 버거 세트 8종을 할인 제공하는 ‘맥런치’를 소비자가 여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시간대인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로 잡아 ‘점심시간 강자’로 올라서고 있다는 평가다.
다른 외식 대비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직장인들의 호응을 얻는다. 빅맥 세트는 6300원으로 자장면 평균 가격(7500원)보다 저렴하다. 더블 불고기 버거 세트는 5900원에 제공돼 6000원 미만의 가격으로 사이드·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날 확인한 맥런치세트는 ‘더블 1955버거 세트’와 ‘더블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세트’ 외에는 모두 8000원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간식·디저트로 마련된 코너 ‘해피 스낵’도 시즌별 인기 메뉴를 새롭게 구성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분석이다. 해피스낵은 지난 2021년 처음 선보인 이후 매 시즌 라인업을 다르게 해 다양한 가성비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올해 첫 해피 스낵 라인업의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0%를 기록했다.
한편,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의 닫힌 지갑을 열기 위해 점심시간·직장인 등 ‘틈새’를 노린 가성비 선택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며 단체급식·PB상품 등이 떠오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외식업계에서도 맛과 가성비를 동시에 잡기 위한 다양한 세트나 상품으로 합리적인 선택지를 선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