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영웅2’ 박지훈 “친구 없었던 어린 시절, 연시은 마음 잘 알죠” [쿠키인터뷰]

‘약한영웅2’ 박지훈 “친구 없었던 어린 시절, 연시은 마음 잘 알죠” [쿠키인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클래스 2’ 주연 배우 박지훈 인터뷰

기사승인 2025-04-28 14:42:51
배우 박지훈. 넷플릭스 제공


“엔딩을 보면서 복합적인 감정이었어요. 연시은에게는 남다른 애정이 있어요. 더 친근하고 애처롭고 슬픈 느낌이랄까요. 그래서인지 시은이가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 우리가 달려온 게 아닌가 싶었어요.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고요.” ‘약한영웅’ 타이틀 롤 박지훈이 ‘약한영웅 클래스 2’를 보고 눈물을 쏟은 이유다. 28일 서울 안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같이 밝히며, “시은이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약한영웅 클래스 1’(이하 ‘약한영웅1’)은 2022년 11월 OTT(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 웨이브로 공개됐었으나, ‘약한영웅 클래스 2’(이하 ‘약한영웅2’)는 지난 25일 넷플릭스로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났다. 플랫폼 이동 덕분에 당초 수작으로 통했던 ‘약한영웅’은 더 큰 사랑을 받는 분위기다. ‘약한영웅2’는 오픈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를 차지했고, 아울러 ‘약한영웅1’까지 재조명받고 있다.

이처럼 ‘약한영웅’ 시리즈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박지훈은 ‘학원물’이라는 장르에서 답을 찾았다.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학원물만의 강점도 있을 테고, 화끈한 액션, 주인공의 서사, 브로맨스 같은 것들이 잘 섞여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해요. 학창 시절 싸움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영웅이 꼭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도 공감하신 게 아닐까 해요.”

박지훈이 ‘약한영웅1’에 이어 ‘약한영웅2’에서 연기한 캐릭터는 연시은이다. 연시은은 시즌2에서도 누구보다 싸움을 원치 않지만, 친구를 지키기 위해 결국 폭력에 휘말리게 된다. ‘약한영웅1’ 말미 진급과 동시에 전학을 간 연시은의 변화를, 박지훈은 어떻게 다르게 그리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액션 측면에서) 콘티를 봤을 때 맷집이 세지면서 싸움도 더 잘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상대 물건을 이용해서 변칙적인 수를 쓰는 친구라서 이 부분에서 더 큰 한 방을 노릴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고요. 또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요. 싸움 수 외에도 여러 생각을 하는 친구라서, 연시은이 더 유리하다고 믿으려고 했어요. ‘약한영웅1’ 때보다는 악에 받친 느낌이 있기도 했어요. ‘이 지겨운 짓 좀 그만하자’ 같은 감정을 담고 싶었어요.”

‘약한영웅2’ 후반부에서는 일진 연합과 은장고 학생들이 맞붙는 장면이 길게 이어진다. 박지훈은 연시은과 함께 나이를 먹은 만큼 액션이 더 힘에 부치지 않았는지 묻는 말에 “힘든 건 없었다. 체력적으로 한계가 오지도 않았다”면서도 “현장에서 밥을 먹지 않고 소화하기는 힘들어서 한 끼 한 끼 건강하게 먹으면서 찍었다”고 답했다.

‘약한영웅1’에 안수호(최현욱)가 있었다면, ‘약한영웅2’에는 박후민(려운), 서준태(최민영), 고현탁(이민재)이 있다. ‘약한영웅1’에서 연시은과 안수호의 케미스트리를 특히나 사랑하는 이들이 많았기에, ‘약한영웅2’에서 그려지는 4인방의 서사가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그러나 박지훈은 “부족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밝혔다.

“시은이가 (박후민, 서준태, 고현탁과) 친해질 것 같아서 아는 척하지 말자고 선을 그어요. 트라우마가 있고, 엮이면 또 다른 폭력을 불러올 수 있겠다 싶은 거죠. 하지만 피치 못 하게 엮이고 친구들을 구해주게 되잖아요. 남자애들끼리 축구 게임 한 판 하면 친해지는 것처럼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친구들이 얼음공주 같던 연시은이 수호의 병원에 들락날락하는 걸 보고 더 마음이 약해진 게 아닐까 하면서 촬영에 임했어요.”

배우 박지훈. 넷플릭스 제공


금성제(이준영)와 연시은의 옥상 격투도 작품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신 중 하나다. 박지훈은 “(이)준영이 형 주먹이 그렇게 빠르다. 바람 소리가 들렸다”며 혀를 내둘렀다. “긴장하고 가야 했어요. 집중을 안 하면 진짜 맞겠구나 싶더라고요. (격투 신을 찍은 날이) 준영이 형 첫 촬영날이었는데 싸우고 주머니에 손 넣고 가는 모습이 진짜 금성제였어요. 무서웠어요(웃음).”

박지훈은 연시은의 감정 표현 역시 훌륭히 해냈다. 이에 ‘눈동자를 갈아낀다’, ‘뺨의 근육까지 달라진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시은이는 차가운 피가 몸에 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 캐릭터”라며 “얼굴 근육이 떨리는 걸 연기하면서 모를 때가 많았는데, 모니터를 보면서 ‘몰입했구나’ 싶더라. ‘잘했다, 못했다’보다는 캐릭터가 잘 표현됐다고 생각했다”고 자평했다.

박지훈이 이처럼 오롯이 연시은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깊은 공감이 존재한다. “싱크로율이 제일 높다고 생각한 캐릭터는 시은이었어요. 어릴 적부터 아역 활동을 하면서 의지할 수 있었던 사람이 부모님뿐이었고, 정말 친구가 없었어요. 혼자 있었던 시간이 되게 많기도 했고요. 그래서 시은이의 마음을 너무 잘 알죠. 그래서 (연시은에게) 위로를 받았던 순간이 많았어요.”

시청자도 배우도 작품을 향한 애정이 각별하니, 다음 시즌 확정 여부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약한영웅2’를 많이 좋아해 주시면 가능성은 열리지 않을까”라고 운을 뗀 박지훈은 “고등학교 3학년에서 어른이 되면서 벌어지는 성장담을 혼자 생각해 봤다.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어른들을 상대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고 넌지시 기대감을 내비쳤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