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코스피, 5월 회복세 전망에도…“韓 경제 둔화는 리스크”

‘롤러코스터’ 코스피, 5월 회복세 전망에도…“韓 경제 둔화는 리스크”

4월 코스피, 급락 이후 반등세 전환 ‘V자’ 형태 시현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유화적 변화 시 상승 동력 강해진다”
“韓 수출 부진 우려 여전해…경제 둔화가 상승폭 제한할 것”

기사승인 2025-05-03 06:00:07
4월30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가는 지난달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코스피가 이달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서서히 되살아나는 데다 국내외 부양 기조가 증시에 우호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국내 경제 성장 둔화는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말 코스피지수는 2556.61에 거래를 마쳤다. 4월초 2521.39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39%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691.45에서 717.24로 3.72% 상승해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냈다. 

지난달 국내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여파와 경기침체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코스피는 4월7일 직전 거래일 대비 5.57% 급락한 2328.20까지 떨어졌다. 같은날 코스닥도 5.25% 하락한 541.30으로 후퇴했다. 그러나 이후 상호관세 부과 연기와 개별 국가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분을 넘은 회복세를 보였다. 급락 이후 반등세로 전환하는 ‘V자’ 형태를 시현한 셈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는 크게 확대됐다.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9조3552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7875억원을 팔아치웠다. 이같은 외국인의 순매도세는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으로 역대 최장 기간이었던 2007년 6월~2008년 4월의 11개월 연속 순매도에 근접한 수준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증시는 잔인했다. 코스피는 급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다행히 시장을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기조가 완화되면서 여진은 제한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4월의 격변기를 지난 이후 5월 첫 거래일부터 오름세를 보이며 순항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전날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 대비 0.12% 오른 2559.7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0.64% 상승한 721.86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국내 증시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평균적으로 5월 코스피 밴드 상단이 2650선을 웃돌았다.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2,650선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상단을 2670선으로, 유안타증권은 가장 높은 2700선을 예상했다.  유안타증권과 SK증권은 2,700선을 각각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코스피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선보일 것”이라며 “국내외 부양 기조가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추경 편성을 통한 내수 부양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 조선, 방산, 기계 업종은 올해 순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등 실적 모멘텀이 강하다”며 “만약 트럼프 관세정책이 기존보다 유화적으로 바뀐다면, 상승 동력도 기존보다 강해질 수 있다. 극단적으로 악화했던 투자환경이 풀리는 상황에서 이익 전망과 정책 수혜 여부에 따라 주가 향방도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미 협상이 진행되면서 관세에 따른 주식시장 하락 압력이 일부 완화돼도, 한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상승 폭을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협상에도 미국 경기 둔화에 국내 수출 부진 우려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달 1일부터 20일간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는데 대미 수출은 14.3%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올 2분기도 국내 수출 경기 둔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 특성상 이같은 상황은 악재로 다가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분기 수출이 1600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부과와 무역 정책 변화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수출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무역과 내수 부진 등에 따른 한국 경제 성장 둔화가 코스피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지난 1분기 속보치 기준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4% 줄어 9개 분기 만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 환율 하락에도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지 않은 것은 이같은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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