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단일화” 외치던 ‘경선 후보’ 김문수…이제는 “18일까지”

“10일까지 단일화” 외치던 ‘경선 후보’ 김문수…이제는 “18일까지”

기사승인 2025-05-09 15:28:12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 뒤 퇴장하자 항의하며 의총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덕수 무소속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제동을 걸었다. 경선 당시 오는 10일까지 단일화 작업을 완수하겠다고 공언한 김 후보는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오는 18일까지로 시한을 연기했다. 

김 후보는 9일 대선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해 “저는 (연휴가 시작하는) 3일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연휴가 끝나는 바로 다음날(7일)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며 “책임있는 당직자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정말 놀랐다”며 불편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을 두고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을 우리 당 대선 후보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시도는 불법적이고 당헌·당규 위반이며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라며 “응할 수 없고, 즉각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의 당무 우선권을 발동한다”며 당의 단일화 작업을 중단시켰다. 

김 후보는 단일화 시한으로 오는 18일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식의 강압적인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5월3째주 일주일 선거운동 △14일 방송토론회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당 지도부가 설정한 단일화 시한을 크게 넘기는 일정이다. 앞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에게 지도부 총사퇴를 조건으로, 후보 등록 마감일인 5월 11일 전까지 단일화 합의를 이끌어낼 것을 요구했다. 만일 11일을 넘기게 되면 한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를 해도 ‘기호 2번’을 쓸 수 없게 된다.

김 후보 자신이 당초 경선 당시 제시한 시한보다도 8일 늦다. 김 후보는 지난달 한 언론과의 경선 후보 인터뷰에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일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바로 김문수”라며 “한 후보가 대선 출마에 도전한다면 5월10일 전 단일화 통합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후보는 해당 인터뷰에서 단일화에 대한 진정성과 추진력을 강조하며 한 후보와 단일화를 직접 제안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날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선거에서 한 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라고 꼬집기도 했다. 

지도부는 김 후보의 발언 직후 실망감을 드러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김 후보를 바라보며 “우리 의원들께서 기대하신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가 되려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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