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고령화’ 속 청년층 위해 나서는 증권사 유튜브

투자자 ‘고령화’ 속 청년층 위해 나서는 증권사 유튜브

지난해 20대 투자자 비중 10% 깨져
증권사 유튜브, 청년층 유입 위한 재미 추구 투자 콘텐츠 선봬
“궁극적인 목표는 청년층 유입 외에도 장기 투자 문화 조성”

기사승인 2025-05-14 06:00:08 업데이트 2025-05-14 08:31:02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청년층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상황 속에 이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청년층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자사 유튜브 채널 재단장과 신규 콘텐츠 제작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및 상품 증정 이벤트 대비 투자자 접점 확보가 용이해서다.

삼성증권은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트로트 뮤직비디오 ‘우상향 인생’을 공개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변동성 장세 속 투자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특히 시청 연령층 조사에서 20·30대 청년층이 전체 조회수 중 약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ISA를 활용한 언어유희로 ISA 활용법을 담은 콘텐츠 △투자계몽드라마 ‘쩐의 전쟁’, ‘올인왕자’ △애니메이션 리포트 ‘투자네컷’ △재테크 관련 ‘도파민을 자극하는 돈 이야기’ 등 유튜브 트랜드인 숏츠 콘텐츠를 활용해 알기 쉬운 투자정보와 시청자들이 추구하는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자사 유튜브 채널인 투자로그인 by NH투자증권(이하 투자로그인)의 신규 콘텐츠를 론칭했다. 신규 콘텐츠는 미국 정치 전문가인 김지윤 박사와 백찬규 NH투자증권 주식전략팀장이 함께 투자 포인트를 짚어주는 강의 시리즈다. 더불어 관세 정책 등 주요 이슈와 커뮤니티 반응까지 함께 전달한다. NH투자증권은 오는 6월 크리에이티브 예능 콘텐츠인 ‘주식IN바디’도 론칭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유튜브 채널인 알파 TV의 신규 라인업을 개편했다. 이번 개편은 시청자 유입 검색 키워드, 연령대별 분석 등 유튜브 채널의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청자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시드머니를 벌기 위해 직접 아르바이트를 하는 체험형 콘텐츠인 ‘걔꿀알바대작전’, 상속세·부동산 규제 등 금융 이슈를 쉽게 풀어낸 ‘고진감세’ 등이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시의성 있는 주제의 리서치, 세무, 부동산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청년층 유입을 위한 유튜브 콘텐츠 재단장과 신규 콘텐츠 제작 등에 집중한 이유는 투자자 연령층 고령화 사태에 직면해서다. 청년층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증시 활력을 저해해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2687사 기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소유자는 약 1423만명(법인 등 포함, 중복소유자 제외)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316만명으로 전체의 22.4%를 차지했다. 이어 40대가 312만명(22.1%), 60대는 202만명(14.4%)으로 집계됐다. 

반면 청년층인 20대는 137만명으로 전체의 9.8%에 불과했다. 30대의 경우 265만명으로 18.8%를 기록했다. 

문제는 20·30세대 청년층 비중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청년층은 지난 2021년 20대 14.9%(204만명), 30대 20.8%(295만명)에 달했다. 이후 △2022년 20대 12.7%(180만명), 30대 283만명(19.9%) △2023년 20대 11%(154만명), 30대 272만명(19.4%)으로 지속 감소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해외 증시 선호도 증가와 가상자산 등 대체투자로의 쏠림 현상을 원인으로 짚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보다 해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30대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청년층 투자자 니즈에 맞춘 유튜브 콘텐츠 개발을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본다. 투자 문화를 촉진하는 콘텐츠에 재미성을 가미해 건전한 투자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고 진단한 영향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유튜브 채널 활용 전략은 청년층 등 신규 고객 유입 목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건전한 투자 문화 조성이라는 업권 변화에 중점을 둔다”라며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투자 철학 및 개념을 전달하면서 해외 주식 외에도 국내 주식의 장기 보유 투자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다. 유튜브는 이같은 투자 문화를 위한 통로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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