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LS-한진그룹의 ‘反호반 연대’는 주주이익 침해”

거버넌스포럼 “LS-한진그룹의 ‘反호반 연대’는 주주이익 침해”

기사승인 2025-05-19 17:05:49

한진그룹과 LS그룹 양측이 자사주를 상호 보유하며 사실상 ‘反호반 연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조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한진그룹과 LS그룹은 협업 강화와 관련해 주주이익 극대화를 내세웠지만 현실은 반대”라며 “자사주는 지배주주 자금이 아닌 모든 주주의 돈인 회사의 현금으로 매수한 것이라 지배권 방어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LS그룹과 한진그룹은 항공우주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하자며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16일 LS그룹은 한진칼의 대표 자회사 대한항공에 대해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인수해 LS지주 주식 약 38만7000주(1.2%)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양사의 이러한 행위가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에 대한 ‘백기사 연대’ 차원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대한전선의 모기업인 호반그룹은 경쟁사인 LS전선의 모기업인 LS 지분 매수를 진행함과 동시에, 한진칼 지분 역시 오너일가보다 불과 2.29%p 낮은 수준까지 사들인 상태다. 경쟁사 지분 확보 등을 통해 경영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다만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들 회사 간 경영권 분쟁의 인과관계와 상관없이 피해가 주주로 확산돼선 안 된다는 취지로 비판을 제기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3자 매각 시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에, 양측이 자사주를 상호 보유하면 우군에게 유리하게 의결권을 행사하는 ‘백기사 연대’를 만들 수 있다”며 “자사주는 지배권 방어 수단이 될 수 없다. 지배주주 자금이 아닌 회사의 현금(즉 모든 주주의 돈)으로 매수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거버넌스포럼은 LS에 대해 이번 교환사채 관련 자사주를 포함해 총 발행주식의 15%에 달하는 자사주를 보유하면서도, 자사주 소각과 같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15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한진칼이 자사주 44만44주(지분율 0.66%, 약 663억원)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것과 관련해서는 “자사주 처분은 유상증자와 같은 성질인 반면, 기부는 주식을 무상으로 공여하는 셈”이라며 “지배권 방어 외 다른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부당 기부 행위이기 때문에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충실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거버넌스포럼은 “세계적 기업인 애플과 구글, 애플과 TSMC 등은 수십 년간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했지만 상호주를 보유하지 않았다”며 “지배권 방어는 고주가와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유지하는 정공법을 써야 하며, 자사주를 우군에 매각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은 반칙”이라고 주장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