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 등 금융기관에서 판매한 보험 상품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이를 반전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납부를 카드로 하는 등 접점을 늘리는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금융감독원이 취합한 금융기관보험대리점 현황과 관련 규정 연혁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 판매를 대행하는 금융기관(시중은행‧농협조합‧저축은행‧증권‧카드사)은 지난 2018년 1257개에서 지난해 말 1225개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금융기관을 통해 가입한 보험의 수입보험료는 5332억원에 그쳤다. 같은해 카드사 수입보험료는 생명보험 90억원(2.7%), 손해보험 136억원(6.6%)이었다.
카드사가 보험 판매를 대행하는 ‘카드슈랑스’(카드+인슈어런스(보험))는 지난 2003년 시작됐다. 정부는 마케팅 활용에 동의한 고객에게 전화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TM(전화영업)을 카드사에 한해 배타적으로 허용했다. 대면 채널이 없는 카드사가 보험을 판매하려면 TM밖에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전화 영업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 카드슈랑스 실적이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개 카드사 전체 회원 7122만명 가운데 6893만명(96%)이 마케팅에 동의했다. 최 교수는 “점차 동의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보험 상품 판매 전화 연락에 대한 거부감도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 상품의 특성 영향도 크다고 봤다. 최 교수는 보험 상품을 판매하려면 충분한 설득과 설명이 필요하다 보니 전화보다는 대면 영업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소속 보험 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등 대면 채널이 충분한 대형 보험사가 카드슈랑스에 소극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보사 상품 판매에서는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1년 전체 신계약 중 TM, 즉 전화영업으로 판매한 보험 비율은 생보사 4.4%(△보장성 11.9% △저축성 1.1% △변액 0.2%), 손보사 16.7%(△장기 15.1% △일반 17.9% △자동차 17.2%)인데, 최 교수는 이 비중 대부분을 카드사 판매로 추정했다.
보험료나 관리비 납부와 보험 판매를 결부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최 교수는 “예를 들어 아파트 관리비를 카드로 납부하면 집에 대해서 드는 화재보험을 영업한다든지, 생활 속에서 접점을 찾아 적극 시너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