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다음 타자 될라…덩달아 부담 커진 중소 보험사

롯데손보 다음 타자 될라…덩달아 부담 커진 중소 보험사

기사승인 2025-05-27 06:00:11 업데이트 2025-05-27 08:44:48
롯데손해보험 콜옵션 행사 제한 이후 중소보험사의 후순위채 금리가 상승했다. 프리픽

금융감독원이 롯데손보의 콜옵션 행사를 제한하자, 중소 보험사의 후순위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급여력비율 저하로 콜옵션 행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중소형 보험사들은 당국의 규제 완화만을 지켜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롯데손보가 발행한 후순위채 17개의 평균 금리는 전날 6.1%로, 10~12회차 후순위채의 금리는 7.5%였다. 이는 회사채(무보증3년) AA- 금리인 2.9%의 2.1~2.6배에 달하는 금리다. 다만 회사채(무보증3년) BBB- 금리(8.7%)보다는 낮았다.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현재 A-다.

지난해 말 기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50%에 미치지 못한 하나손해보험·KDB생명·푸본현대생명·iM라이프가 발행한 후순위채 금리도 일반 회사채 금리의 2~4배까지 올랐다. 하나손해보험이 발행한 특정 후순위채(신용등급 A-)의 표면 금리는 10.7%에 달했다. KDB생명보험이 발행한 후순위채 14개(A+)의 평균 금리는 5.4%로, 1~2회차 후순위채 금리가 7.4%였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이 발행한 후순위채 15개(A)의 평균 금리는 5.8%로, 21회차 후순위채의 금리는 8.0%까지 치솟았다. 아이엠라이프생명보험이 발행한 후순위채 2개(A~A-)의 평균 금리는 5.8%로, 10회차 후순위채 표면금리는 6.1%였다.

후순위채는 보험사들의 대표적인 자본 확충 수단이다. 10~30년 만기의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인 경우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 충족을 위해 요구자본을 맞춰야 하는데, 이 중 최대 50%를 보완자본으로 채울 수 있다. 

하지만 후순위채의 잔존만기가 5년 이하로 떨어지면 1년에 20%씩 자본 인정 비율이 떨어진다. 즉, 만기가 5년 남은 후순위채 100억원 중 80억원만 보완자본으로 인정하고, 만기가 1년 남은 후순위채 금액은 전혀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잔존만기가 5년이 되기 전에 콜옵션을 행사하거나 새로운 후순위채를 발행해 차환해 왔다.

그런데 앞서 금감원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이 150% 미만으로 낮다는 점을 들어 롯데손보 8회 후순위채의 콜옵션 행사를 제한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지난 23일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하며 “자본비율 관리여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에 따라 단기적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타 지급여력비율이 낮은 보험사의 후순위채도 조기상환이 연기될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다. 조기상환을 하지 못하면 보험사의 건전성 부담이 커진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 13일 푸본현대생명의 후순위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면서 “자본성증권의 상환기일 도래 등으로 자기자본 관리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선영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도 지난해 KDB생명의 후순위채 등급 전망을 유지하며 “후순위채 등 외부자금조달 비중이 높고 자본성증권의 금리 부담이 높은 상황이라 재무구조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중소형 보험사에서는 당국의 규제 완화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급여력비율 기준 하향 등 당국 규제 완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지급여력비율 기준을 현행 150%에서 130%로 인하하는 방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방안이 추진되면 보험사의 건전성 부담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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