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 유아인의 마약 파문으로 개봉이 연기됐던 ‘하이파이브’가 4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26일 오후 서울 한강로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이파이브’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강형철 감독, 배우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오정세, 박진영이 참석했다.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제목은 초능력자 5인방의 팀명과 같다. 구성원은 태권소녀 완서, 작가 지망생 지성, 프레시 매니저 선녀, 작업반장 약선, 백수 기동이다. 이재인,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이 각각 연기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한 작품이다. 현장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는 전언이다. 이재인은 “다섯 명이 한 팀이 돼서 촬영한 영화다 보니까 티키타카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서 호흡을 맞추는 연기가 뭔지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액션물인 만큼, 공들인 후반 작업이 주효했다. 강형철 감독은 관련 연출 포인트에 대해 “VFX가 굉장히 많아서 기술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고, 이 VFX가 현실에 발을 붙이길 원했다. 그러기 위해 캐릭터도 동네 이웃으로 설정하고, 캐스팅도 주변에 있을 법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 위주로 진행했다”고 답했다.
출연진의 연기력을 요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장 많이 판타지적인 액션 신을 소화한 이재인은 “와이어, 그린매트과 가장 많이 붙어 있었다”고 돌아보며 “처음에는 어느 방향으로 봐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나중에는 초록매트에 상상으로 CG를 깔아놓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붙는 메인 빌런인 새신교 교주 영춘 역을 맡은 박진영은 “신마다 감독님이 정확하게 디렉션을 주셨다. 감독님의 디렉션을 믿고 하니까 완벽한 CG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의외로 캐릭터 소화에 어려움이 많았던 이는 김희원이었다고 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간을 이식받은 후 손을 대면 상대의 상처를 흡수하는 캐릭터로 분한 그는 “‘개꿀이구나’ 했는데 손을 갖다대면 늙는 거라서 한 세 시간 분장 받고, 손을 떼고서 분장을 지우는 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이파이브’의 매력 중 하나는 말맛이 있는 대사다.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배우들의 티키타카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각본을 직접 쓴 강형철 감독은 “인물들을 설정하고 백지 안에 풀어놓는 편”이라며 “그들이 저를 이끌고 가는데, 가자는대로 타이핑하는 것”이라고 독특한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주로 그 대사들을 소화한 안재홍은 “배우분들이 티키타카 전문가셨다”며 “각자 캐릭터와 그 재미를 만들기 위해서 표출하기보다 잘 머금고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코미디가 더 형성된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오정세는 이날 참석자들 중 유일하게 초능력이 없는 완서의 아버지 종민으로 변신했다. 그는 “저만 초능력이 없지만 모든 아버지에게는 어떤 초능력보다 위대한 초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강형철 감독은 “초능력을 넘어서는 위대한 힘이 아버지의 사랑”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파이브’는 마약 투약 혐의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된 유아인의 출연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유아인 리스크’까지 떠안으며 개봉까지 자그마치 4년이 걸렸다. 이에 강형철 감독은 “개봉하게 돼서 더없이 기쁘다. 전작 이후 7년 만에 작품을 선보이게 됐는데, 사실 그전까지 제가 만든 영화를 극장에 건다는 게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형철 감독은 “한 명의 영화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굉장히 많은 분이 인생의 한 때를 바쳐서 큰 즐거움을 드리는 영화”라며 “작품의 진정성과 즐거움, 빛나는 배우분들의 유쾌한 연기가 불편함과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을 거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역설했다.
한편 ‘하이파이브’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