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과 강북 아파트값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강북에서 마용성광(마포·용산·성동·광진) 한강변 지역들이 시세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나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2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와 이북 14개구의 지난달 아파트값을 분석한 결과, 강남 아파트의 3.3㎡(1평)당 평균 매매가는 5334만원으로 강북 3.3㎡ 당 가격(3326만원)보다 2008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가 2000년 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격차다.
최근 1년간 강남-강북 간 3.3㎡ 당 평균 매매가 차이는 22.59%(1638만→2008만원) 올랐다. 강북에서 7.39%(3097만→3326만원) 오르는 동안 강남에서는 12.65%(4735만원→5334만원) 상승했기 때문이다. 2000년 4월 강남(788만원)-강북(556만원) 평균 매매가 차이는 232만원에 불과했으나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문재인-윤석열 정부를 거치며 심화했다. 문 정부 5년간 강남-강북 3.3㎡ 당 평균 매매가 차이는 778만원(2017년 5월)에서 시작해 1534만원(2022년 5월)으로 커졌다. 윤 정부에선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2023년 말까지 3.3㎡ 당 1400만~1500만원대 가격 차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월(1631만원)부터 폭을 키웠다. 토허제 해제는 단기간 폭등으로 이어졌다.
자치구별 올해 4월 3.3㎡ 당 평균 매매가는 서초(8370만원) 강남(8336만원) 송파(6098만원) 순으로 높았다. 강북권에서는 용산구가 3.3㎡ 당 6013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성동(4917만원) 마포(4514만원) 광진(45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성동구가 1년간 537만원 상승하며 강북에서 가장 많이 올랐지만, 서초구 상승 폭(1094만원)의 절반도 안 됐다.
부동산R114는 “한강 이남, 이북지역간 아파트값은 최근 2년간 가격 편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강남3구와 마주하는 한강벨트 라인 위주로 가격 상승 여력이 커 집 값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양극화가 고착화되면 특정 지역으로 수요와 자본이 쏠려 주택시장 불안정과 자산 불균형이 심화된다”며 “서울 핵심지의 수요 집중과 집값 과열 신호를 주시하며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정교한 대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