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식었다…李 청와대 복귀에 주춤하는 세종 집값

한 달 만에 식었다…李 청와대 복귀에 주춤하는 세종 집값

기사승인 2025-06-10 06:00:08
세종시 부동산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3~4월에는 세종시 아파트를 사겠다는 전화가 빗발쳤어요. 미국으로 파견 나간 사람도 세종시 아파트를 사고 싶다고 연락할 정도였으니깐요. 수요가 늘어나니까 집 주인들이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매물을 거둬들이더라고요. 대통령이 우선 청와대로 가겠다고 선언한 이후에는 매매 수요가 잠잠해진 편이에요” (세종시 공인중개사 A씨)

이재명 대통령이 우선 청와대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세종시 아파트 매매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이 둔화됐으며 거래량도 감소 중이다. 일각에서는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당분간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7% 올랐다. 전주 0.1%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감소한 상황이다. 세종시는 4월 넷째 주에 전주 대비 0.49% 오르며 4년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세종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감소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2월 345건, 3월 737건, 4월 1327건으로 매달 상승했다. 이후 5월 475건으로 하락했다. 실거래가도 감소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세종시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5억369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약 2300만원 하락한 수치다. 실거래 신고 기간에 한 달 정도 여유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과 실거래가는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다.

세종시 집값은 앞서 대선 후보들이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추진 공약을 내세우면서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물리적 이유로 즉각적인 세종 이전이 어려워 지면서 집값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토론회에서 “(당선되면) 용산을 우선 대통령실로 쓰다가 청와대에 다시 들어가는 게 좋겠다”며 “장기적으로는 세종이 마지막 정착지”라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약 3년 동안 대중에게 개방돼 있었던 터라 지하 벙커 국가위기관리센터 등 보안시설 복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종시 아파트값의 급등락은 2020년에도 발생했다. 당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가 폭락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세종시 아파트값은 42.37%를 기록해 전국에서 제일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하지만 주택 시장 침체와 행정수도 이전이 물거품 되자 아파트값은 2022년 -16.74%, 2023년 -5.14%, 2024년 -6.37% 하락했다.

전문가는 시장의 관망세에도 세종시 아파트 매매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세종시는 국회 이전, 청와대 이전 등 행정 수요가 집값을 좌우하는 경우가 크다”며 “이슈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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