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300억원 상생’에도 신뢰 확보 ‘과제’…“지속 시스템 마련해야”

더본코리아, ‘300억원 상생’에도 신뢰 확보 ‘과제’…“지속 시스템 마련해야”

‘500원 아메리카노’ 빽다방, 점주 과로에 “인력 준비 미흡” 평가
업계선 “주변 상권 피해…동종업계 피해 주는 가격 후려치기”
“‘단발성 이벤트’ 지속성 의문…신뢰 확보 위한 대안 필요”
더본 “각 매장에 매뉴얼 공유…실질적인 지원 방안 마련할 것”

기사승인 2025-06-17 06:00:08
한 시민이 16일 서울시 내 빽다방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건주 기자

더본코리아가 최근 단독 대표 체제 전환과 300억원 규모 가맹점 상생 지원책을 발표하며 이미지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준비가 덜 됐음에도 무리하게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조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고객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단발성 이벤트보다는 지속성 있는 체계 구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6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식품위생·원산지 표기 오류 등의 논란을 타개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상생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달부터 300억원 규모의 가맹점 상생 지원책을 시행에 나섰다. 특히 지원책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부터 25일까지 최대 50%를 할인하는 ‘더본코리아 통합 할인전’을 열었다. 이달도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브랜드별 릴레이 할인전을 시행한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13~31일까지 진행된 할인전 결과 브랜드 가맹점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65% 이상 증가했다. 또 더본코리아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는 빽다방은 지난 10~12일까지 3일간 아메리카노를 1200원 할인해 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등 지원책을 펼친 결과 이달 1~10일까지 가맹점의 전체 방문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7% 올랐다. 빽다방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방문 고객 수가 46%, 행사 당일에는 150% 이상 늘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 본사 실책을 막기 위한 미흡한 이벤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할인 기간 점주와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과로에 대한 문제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동종업계에서는 주변 카페 매출이 급감해 ‘골목상권’을 외치며 정작 상권을 뺏는 행위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업계 관계자 A씨는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프로그램을 한 적 있으면서, 이미지 쇄신을 위해 낸 자구책이 동종업계 살을 깎는 ‘가격 후려치기’ 이벤트”라고 비판했다. 카페 운영자 B씨는 “제 가게에서 빽다방까지 가려면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하는데도 행사로 인한 타격이 있었다”며 “행사가 끝나자마자 잘 안보였던 단골들이 갑자기 돌아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할인 이벤트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할인 이벤트가) 급박하게 시행됐지만 재료 공급 등에 차질이 없었던 것은 좋게 볼 수 있다”면서도 “인력에 대한 준비는 세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본코리아가 이번 상생안을 시행한 건 기존 불법적인 문제 등 실책에 의해서이기 때문”이라며 “이후 변화된 분위기를 지속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고객의 신뢰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단발성 할인 이후 경영관리와 정책 등을 세분화해 지속성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할인 이벤트는 이후  동력을 얻기 위한 하나의 마중물”이라며 “이번 이벤트로 기존의 문제가 완전히 덮어질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에 제기됐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비자가 기대할 수 있는 시스템·경영정책 등 철저한 조치가 필요하다. 재발 방지 노력은 따로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 부담을 최소화하며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도록 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빽다방 점주가 과로로 실신 했다는 내용은 평소 매장 업무를 부분적으로 도와주는 가족께서 간헐적 어지러움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방문한 것”이라며 “현재는 건강에 이상이 없다. 해당 점주는 이번 행사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를 앞두고 고객 방문 증가에 대비해 각 매장에 운영 매뉴얼과 응대 가이드를 공유하고, 매장상황에 맞는 조기 마감 등 매장별 자율 운영이 가능하도록 사전 안내했다”며 “행사 운영 중 가맹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더 높은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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