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보험업계의 자본건전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17일 국내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이 올해 1분기 197.9%로 전분기 대비 8.7%포인트(p) 하락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사는 190.7%로 전분기 대비 12.7%p, 손해보험사는 207.6%로 3.4%p 감소했다.
일부 보험사는 기존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경과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이 고객에게 줘야 하는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을 뜻하는 만큼, 조치에 따라 지급여력비율이 일부 개선된다.
경과조치를 제외한 국내 보험사 지급여력비율은 1분기 184.2%로 전분기 대비 7.1%p 떨어졌다. 생보사는 172.2%로 10.5%p, 손보사는 200.9%로 2.3%p 감소했다. 경과조치로 개선된 지급여력비율 효과는 손보사에서 약 7%p, 생보사에서 18.5%p를 보였다.
이번 지급여력비율 하락의 주요 원인은 금리 하락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요구자본이 늘고 가용자본이 감소한다. 금리가 떨어지면 투자 수익이 감소한다. 미래 지급해야 할 금액의 현재 가치도 커진다. 부채의 현재 가치는 금리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해 계산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는 가용자본이 24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3000억원(0.5%) 증가했다. 금리 하락과 부채 할인율 현실화로 가용자본이 일부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 증가와 자본증권 신규 발행으로 일부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126조원으로 5조9000억원(5.2%) 증가했다.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로 장해나 질병 위험액이 증가했고, ALM 불일치가 확대하면서 금리위험액이 늘어난 영향이다. ALM은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를 맞추는 관리를 말한다. 장/단기 구조가 다르면 금리에 민감한 정도도 다르다.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맞지 않으면 금리 변화기에 대응이 어렵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저금리 기조 지속이 전망된다”며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고 부채 듀레이션을 축소하는 등 금리하락에 대비한 ALM 관리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