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인한 중동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 주로 해외 사업을 이어가는 건설업계도 일감 감소와 원자재‧유가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17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등에 엿새째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 이란도 이스라엘 공격에 맞서 극초음속 미사일인 ‘파타-1’을 동원했다고 밝히는 등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중동은 국내 건설업계의 ‘텃밭’으로 불린다.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 월간 수주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5월 중동에서만 56억4174만달러를 수주했다. 해외 수주 전체의 48.5%가 중동지역에서 이뤄진 셈이다.
전쟁 장기화 시 해외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중동 수주는 전년 대비 반토막 나는 등 수주 규모가 줄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 중동 수주액은 99억8079만달러로 전체 해외수주액의 73.2%를 차지했다. 중동 해외수주액은 1년 새 43.47% 감소했다. 중동 수주 감소는 전체 해외 건설 수주 감소로도 이어진다. 실제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총 105억3786만달러(약 14조3188억원)로 전년 동기 동기의 132억615만 달러 대비 20.2% 줄었다.
국제유가 상승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18일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6.54달러로 전장보다 3.22달러(4.4%)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4.84달러로 전장 대비 3.07달러(4.28%)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은 아스팔트, 시멘트, 플라스틱, 철강 등 주요 건설자재 생산 원가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스팔트와 시멘트는 유가에 민감해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현재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최고 13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원유의 가격이 전년 평균 수준보다 60% 상승했다고 가정할 때 건축은 1.5%, 토목은 3.0% 공사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공사비 상승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주택 수요 감소로 인한 건설업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건설공사비는 30% 가량 상승한 바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수입물가(전년 동월비)는 지난해 11월 6.0%, 12월 9.2% 상승했다. 지난 1월과 2월도 각각 8.6%, 6.9%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건설공사비지수(2015년 100 기준)도 지난해 12월 130에서 올해 1월 131, 2월 131.04로 올랐다.
건설업계도 중동발 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은 타 산업에서 발생하는 비용 상승의 2차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타 산업의 비용 상승이 원자재 등에 간접적으로 전가되면서 장기적으로 공사비 등 건설비용 전반에 상승 압력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어 “자재시장 동향 지속 점검, 환차손 최소화 및 재무안정성 확보를 등 장기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전쟁 장기화 시 사업진척이나 협상, 수금 등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