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 턱밑서 숨고르는 증시, 중동 긴장·과열 우려에 ‘단기 불투명’

‘삼천피’ 턱밑서 숨고르는 증시, 중동 긴장·과열 우려에 ‘단기 불투명’

코스피, 연고점 2998.62 달성 뒤 상승분 반납…2950선 관망세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에 ‘주춤’
“가파른 코스피 상승세, 단기 조정 가능성 염두해야”
중장기적 ‘삼천피’ 돌파는 가능해, 다수 증권사 밴드 상단 3000↑ 제시

기사승인 2025-06-19 06:00:08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경.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삼천피’를 목전에 두고 숨고르기 장세로 전환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내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에 활성화됐던 시장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찬물을 끼얹어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을 우려하면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삼천피는 가능한 목표라고 진단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말 2697.67에서 전날 종가 기준 2972.19로 10.17% 급등했다. 코스피는 지난 13일을 제외하면 10거래일 동안 상승장을 시현했다. 특히 17일 장중 2998.62까지 올라 연고점을 갱신하면서 3000선 달성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급증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4조9658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이 60조원을 넘은 건 지난 2022년 5월 초 이후 3년여만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은 잔금의 총합을 말한다.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같은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의 신정부 출범에 따른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소재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시장 불공정성 해소와 배당환경 개선 등을 통한 증시 활성화 방침을 시장에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신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상법 개정안 재추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일반주주 권익 보호 △자본·손익거래 등을 악용한 지배주주 사익 편취 행위 근절 △수급 여건 개선 및 유동성 확충을 통한 주식시장 활력 제고 △상장사 자사주에 대한 원칙적 소각 제도화 검토 등이 포함됐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강세장의 중심은 신정부 기대감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확실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새정부 출범 이후 자본시장 관련 법안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 주식시장이 상위에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시장은 강세장으로 화답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코스피는 연고점 달성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최근 3거래일 연속으로 2950선에서 강보합장을 유지하는 상태다. 

코스피가 삼천피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는 이유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분석된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탄도미사일 기지, 드론 생산기지, 방공망 등을 정밀 타격하면서 전운이 자리잡은 탓이다. 이란도 수백기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을 이스라엘 본토로 동시다발적 발사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단기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는 발언과 G7 정상회의 중 조기 귀국 소식 등이 겹치며 중동 리스크가 부각됐고, 시장의 경계감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를 바탕으로 6월 들어 상승 랠리 지속해온 국내 증시는 3000선 앞에서 대외 불안 요인들로 관망세가 강화됐다”면서 “중동 상황 주시하며 차익실현 가능성 존재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현재 코스피 상승세가 단기 급등에 기술적 지표상 과열 영역에 도달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국내 증시의 6월 수익률은 MSCI 선진국과 신흥국 전체를 기준으로 삼아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덴마크와 터키, 포르투갈, 페루, 홍콩, 중국,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수익률은 모두 코스피보다 뒤떨어져 있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상승세는 다소 가파르다. 6월의 10거래일간 기록한 월간수익률은 이미 지난 2010년 이후 5번째로 높은 기록”이라며 “과거 공통으로 확인되는 부분은 멀티플의 확장으로 증시가 상승한 후, 펀더멘탈의 반등이 따라와 주지 않는 국면에서는 대체로 증시가 조정을 받았다. 증시 전반의 펀더멘탈 회복 시그널이 확인되지 않는 국면에서 단기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코스피는 일부 조정기를 거쳐 3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하반기 코스피 밴드 상단을 3150으로 상향 조정했다. LS증권은 코스피 상단을 3200으로 봤다. KB증권은 코스피 상단을 3240으로 내다보면서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궤적은 3분기 조정, 4분기 반등을 예상한다. 저점은 3분기 초중반에 나올 수 있다. 이는 미국 재정 리스크가 조정 요인”이라며 “반면 4분기는 주요국 통화완화와 증시 수급 개선으로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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