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암 '치료+면역' 동시수행하는 나노물질 개발

[쿠키과학] 암 '치료+면역' 동시수행하는 나노물질 개발

표준연, 차세대 암 치료 플랫폼 '금-철-금 나노디스크' 개발
암 사멸시 경고신호 기억 유도, 면역세포 3배 증가 효과

기사승인 2025-06-19 15:36:49
KRISS가 개발한 다기능성 나노물질의 치료 플랫폼 모식도. KRISS

나노물질을 응용한 암 치료는 정상 조직까지 파괴하는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나노물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이용하면 암세포와 병변 부위를 정밀 표적해 약물을 전달하고 제거할 수 있다. 또 환자별 유전체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도 가능해 부작용은 낮으면서 효과는 한층 뛰어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암 진단·치료·면역유도를 동시 수행하는 나노물질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진단과 치료 중 한 기능만 수행하던 기존 나노물질보다 치료효율이 한층 높아 나노기술을 응용한 차세대 암 치료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물질은 암 부위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 확인해 치료하고, 면역 반응 체계도 활성화한다.

연구진은 금 사이에 철을 넣은 삼중 층 구조 나노디스크 나노물질을 제작했다.

이는 나노물질 형태가 원판 가운데 철을 끼운 꼴로 설계돼 기존 구형 물질보다 구조적 안정성이 뛰어나다. 또 종양 부위에 자석을 대면 철의 자성으로 나노물질을 쉽게 끌어당길 수 있어 치료 효율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나노디스크는 광음향영상(PA) 기능을 탑재해 종양 위치와 물질의 전달과정을 실시간 관측할 수 있다. 

PA는 나노디스크에 레이저를 쏜 후 열로 인해 발생하는 초음파 진동을 영상화하는 기술로, 이를 이용하면 나노물질이 종양부위에 도달하는 시점에 맞춰 치료를 수행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 연구진은 쥐 실험에서 PA 기능으로 종양 부위에 나노입자가 축적되는 과정을 시간대별로 추적,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시점이 물질투여 후 6시간이라는 것을 도출했다.

나노디스크를 정맥주사로 투여 후 종양 부위에 자석을 대면 자기장을 따라 암세포에 축적된다. 이어 종양 부위에 근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면 PA로 종양의 위치와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고, 동시에 광열효과로 광열치료(PTT)를 수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종양 미세환경에서만 활성화되는 철에 의한 화학역동치료(CDT)와 페롭토시스를 통한 추가 치료도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나노물질은 금입자에 열을 가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광열치료(PTT)에 활용됐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디스크는 철 성질을 이용해 종양 내부에 산화를 일으키는 화학역동치료(CDT)와 페롭토시스 치료 가능하고, 치료 후에는 면역 반응 물질까지 유도한다. 

특히 암세포가 사멸할 때 경고신호(DAMPs)를 방출하게 만들어 몸이 동일한 암세포를 기억하고 재발할 때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쥐 실험에서 나노디스크를 통해 경고신호를 생성, 면역세포 수가 최대 3배나 증가한 것으로 입증됐다.

KRISS가 개발한 다기능성 나노물질의 암 치료 실험 데이터. KRISS

아울러 나노디스크는 서로 다른 기전의 세 가지 치료 방식을 유기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단일 요법만 가능한 물질에 비해 여러 형질의 암세포를 치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나희경  KRISS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일반적 나노물질이 단일 원소로 구성되어 한 가지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비해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금과 철의 물성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제작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2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F: 13.4)’에 게재됐다.

(왼쪽부터)나희경 책임연구원, 이진형 박사후연구원, 이은숙 박사후연구원. KRISS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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