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8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24년보다 4배 높이고, 이 중 풍력발전이 30%를 담당한다.
이를 달성하려면 기존 풍력발전기보다 출력이 높은 10㎿ 이상 대형 풍력발전기가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풍력발전기는 5㎿급 중소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형 풍력발전기는 설치면적 대비 경제성과 유지보수의 효율이 높아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높일 핵심 설비다.
그러나 현재 풍력발전 핵심 부품 국산화율은 34%에 불과하고, 특히 10㎿ 이상 풍력발전기의 핵심인 블레이드를 설계 및 제작할 수 있는 국내기업 없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 기술 확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풍력연구단 유철 단장 연구팀이 독자기술로 풍력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12㎿급 초대형 블레이드 설계 및 제작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 설계 플랫폼과 제작부터 시험까지 가능한 통합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제 인증기관 설계인증을 획득했다.

연구팀은 초대형 블레이드 설계를 위한 국산 플랫폼 ‘KIER-블레이드포지’를 개발했다.
블레이드 설계는 공력과 구조가 핵심으로, 기존에는 바람이 블레이드 표면을 지날 때 발생하는 힘을 제어하기 위해 공력 설계를 먼저 수행하고 이후 안정성 향상을 위한 구조 설계를 진행했다.
이 경우 공력설계가 조금이라도 변경되면 구조설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이에 연구팀은 최신 인공지능(AI)과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블레이드 단면형상, 비틀림 각도 등 미세한 설계변수까지 실시간 반영하는 공력-구조 통합설계 플랫폼을 구축했다.
아울러 여기에 블레이드 설계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소프트웨어를 적용, 기존 한 달 이상 소요되는 고반복 수작업 대비 설계 최적화 시간을 50% 이상 단축했다.
특히 복합재 적층구조와 블레이드 제작공정에서 발생 가능한 기술적 문제를 사전에 식별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제작 검증체계를 마련, 향후 대형 블레이드 양산의 기술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개발한 플랫폼은 한국선급의 개념승인(AIP) 인증을 획득, 신뢰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공인받았다.
또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설계한 블레이드의 실효성과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풍력 블레이드 전주기 시험 통합 인프라를 설치했다.
이 시설은 자동화 기반 블레이드 해석 및 설계실, 최적의 블레이드 형상 구현을 위한 풍동 실험실, 블레이드 제작실과 블레이드 구조 실험실을 포함하고 있어 블레이드 축소 모델을 대상으로 설계-제작-시험에 이르는 과정을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설계한 길이 107m, 12㎿급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는 국제 인증기관인 덴마크 DNV로부터 설계인증을 획득,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설계 안정성과 기술경쟁력을 입증했다.
에너지연은 제주글로벌연구센터에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고 외부 기관과 협력연구에 활용하며 추후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 기업 및 기관 모델 테스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유 단장은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의 공력·구조 설계부터 제작, 시험에 이르는 전 주기 핵심기술을 확보해 향후 글로벌 풍력시장에서 기술 자립과 경쟁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며 “국제인증을 획득한 국산 블레이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상용화 모델을 확보하고, 수입 대체효과와 국내 제조업 기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