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참전으로 중동 전면전?…“이란의 선택지는 좁다”

美 참전으로 중동 전면전?…“이란의 선택지는 좁다”

핵시설 공습에 이란 ‘미사일 보복’ 나섰지만…국지전 수준
정권 교체는 선 그은 미국…전문가 “결국 외교로 수습” 전망

기사승인 2025-06-22 21:54:49 업데이트 2025-06-23 06:00: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  

미국이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정밀 폭격하면서 중동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즉시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미사일로 보복했고, 미국을 향해 “전쟁이 시작됐다”고 경고했지만, 실제로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동 전문가 정규영 조선대 아랍학과 교수는 “이란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며 “결국엔 외교적으로 빠져나갈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면서도 “최고 지도자(하메네이)를 제거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미군 공습이 이란 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릴 계획은 아니라는 의미다.

정 교수는 “미국은 2주 정도 시간을 주고 이란의 반응을 살핀 뒤, 철저히 준비해 공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공습으로 타격을 입은 이란 포르도(Fordo) 지하 핵농축 시설의 모습. AP연합   

이란은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에 나섰고, 혁명수비대(IRGC)는 중동 내 미군기지를 공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여러 제약이 있다.

전문가는 “이란은 미사일 공격이나 자살 공격 같은 국지적인 방식 외엔 방법이 없다”며 “그나마 도와줄 수 있는 국가가 터키나 이집트 정도가 되는데 전쟁에 동참하지 않고, 다른 이슬람 국가들도 이란을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전 세계 기름 수송에 영향을 주는 카드도 있지만, 이미 미국 군함들이 그 지역을 지키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

이란은 미국의 핵시설 공습에도 “핵시설은 멀쩡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회복이 어려운 수준의 타격을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핵시설 타격의 실제 피해 수준에 대해서는 다른 전문가의 분석도 있다. 국내 핵분야 전문가인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타격 지점이 지하 핵심 농축설비에 닿았는지가 관건”이라며 “지상 공장이 폭격을 당했더라도, 지하 시설이 무사하면 가동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라늄-235 농축 시설은 정밀한 기기 집합체여서, 일부만 손상돼도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며 “벙커버스터가 사용됐다는 보도가 있는 만큼, 지하 깊숙이 침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2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AP연합  

결국 이란은 외교적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현재 유엔과 유럽연합(EU)은 전쟁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란은 이미 유럽과 핵 협상 자리에 나섰으며, 추가 회담도 예정되어 있어 물밑에서 출구 전략을 찾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교수는 “이란도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체면을 살릴 길을 찾고 있다”며 “전면전보다는 협상을 통한 수습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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