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수도권 주택가격 급등, 가계부채 증가세가 뚜렷해진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다.
한은은 주택시장의 과열 흐름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한은은 “주택시장은 서울 등 수도권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다가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 이후 다소 진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가계대출은 그간 확대된 주택 거래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또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리스크가 증대된 만큼 거시건전성정책의 효과를 점검하는 한편,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성장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고 언급했다.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이어졌으나, 소비가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개선되고 수출 증가세도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한은은 “소비가 경제심리 개선, 추경 등으로 점차 회복되고 수출은 미 관세부과 등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 경로는 대미 무역협상의 전개 상황, 내수 개선 속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낮은 수요 압력, 국제유가 안정세 등으로 2% 내외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금년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각각 1.9%)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당분간 국내 경제가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는 신중하게 판단할 방침이다. 한은은 “성장의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 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