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진 회장, 줄어드는 전공의 수급 위해 제도개선 필요
[쿠키 건강] “심장수술 할 의사가 없어 큰일입니다. 우선 종합병원에서라도 흉부외과 의사를 의무적으로 채용하게 하고 전공의 수급을 위해 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김승진 회장(사진)은 지난 6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무너져가는 흉부외과를 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밝힌 대로 등과 달리 ‘만년 미달’ 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흉부외과의 전공의 지원율은 처참하다. 지원자가 너무 많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성형외과나 피부과, 정신과 등과 정 반대 상황이다.
대한병원협회가 지난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2013년도 레지던트 지원현황에 따르면 올해 60명을 정원으로 한 흉부외과 전공의 모집에 단 26명만이 지원해 43.3%의 지원율에 그쳤다.
최근 5년간 흉부외과의 전공의 확보율을 살펴보면, 지난 2008년 43.6%, 2009년 27.3%, 2010년 47.4%, 2011년 36.8%, 2012년 41.7%에 그쳤다. 최근 10년 동안 흉부외과에 단 한명의 전공의도 지원하지 않은 병원도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흉부외과 의사를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김승진 회장은 “흉부외과 전공의 수급을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급선무”라며 “정신과나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처럼 우선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급에서라도 흉부외과 의사를 필수적으로 채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아무리 흉부외과에 수가를 가산해봤자 의료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만 초래할 뿐이라며 “증액된 예산을 꼭 대형병원에만 지원하기 보다 과감히 전공의 교육에 투자하는 등 정책입안자들의 획기적인 발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대 등록금을 전액지원 받는 등 혜택을 받은 흉부외과 의사는 육사나 공사처럼 10년간 공공병원 등에 의무 복무하게 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어느 병원이라도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흉부외과 의사가 꼭 필요한 응급상황이 터진다”며 “이러할 때를 대비해 흉부외과 의사를 꼭 병원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주로 대형병원에서 흉부외과 진료를 받지만 사실 흉부외과 의사 수의 절반은 개원 의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김승진 회장은 “돈이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심장 전문의가 되겠다는 포부로 흉부외과의 길을 선택한 개원 흉부외과 의사들을 위한 지원책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배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