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은행, 페이퍼컴퍼니 주선 CJ 특혜 도와… 리스크 없이 수익만 챙겨

SC은행, 페이퍼컴퍼니 주선 CJ 특혜 도와… 리스크 없이 수익만 챙겨

기사승인 2016-12-16 14:59:38


[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CJ가 경기도에 설립되는 1조4000억 규모의 K컬처밸리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한 편법적인 파킹(Parking) 기법으로 경제적 이익을 편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파킹 금융은 잠시 주차하는 것처럼, 실질적으로 투자당사자간 투자금이 오가지만 형식적으로 제3자를 거쳐 자금이 오가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합법적인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절세, 투자 위험 방지 등의 목적으로 활용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컬처밸리 사업자 CJ E&M은 지난 6월 싱가포르 투자사 방사완브라더스로부터 50억원을 투자 받고 사업시행 법인 K밸리 지분 10%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SC은행 홍콩법인은 CJ와 방사완의 투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K밸리(사업 시행법인)는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33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연 12,45% 금리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이 전환사채는 방사완브라더스의 자회사인 방사완캐피탈이 전량 인수했다.

방사완에서 CJ측에 공급된 자금은 모두 SC은행 일본법인에서 담보대출로 빌린 돈이다. 형식적으로 방사완에서 자금을 조달해 투자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SC은행 일본법인이 CJ측에 투자한 셈이다. 

SC은행은 CJ가 추진하는 사업에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대출 이자 수익을 챙길 수 있고 담보(투자지분 10%, 전환사채) 확보에 따라 투자 리스크도 회피했다. 

CJ측은 방사완의 투자로 K컬처밸리 시행법인 K밸리를 외국인투자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K밸리(CJ E&M 시공 법인)는 외국인투자 촉진법과 경기도 공유재산관리 조례를 근거로 테마파크 부지(23만 7천401㎡)를 50년간 토지 가액(833억 원)의 연 1%(8억3000)만원 저금리로 빌릴 수 있게 됐다. 

파킹금융을 제공한 방사완은 CJ로부터 전환사채 330억원의 이자 40억원을 10년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본 담보대출 금리가  2~3% 수준임을 고려하면 380억원의 이자 약 10억원을 제외하고 30억원을 수수료로 챙긴 셈이다. 

이에 대해 CJ관계자는 “제 3자(방사원)에 대해서 보증을 서는 것은 공시사항이라 불가능하다”며 “SC은행이 방사완이라는 회사에 투자를 했다기보다는 사업의 주체인 CJ와 K컬처밸리의 사업성을 보고 판단이었을 것을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성이 있었기 때문에 SC가 방사완에 빌려줬을 때 돈을 떼일 위험, 리스크가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SC은행에서 직접 돈을 빌렸다면 투자가 아니라 대출”이라면서 “투자 운영사를 통해서 전문 회사를 통해서 투자를 받아야 경기도가 내건 조건(외국인투자기업 유치)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환사채 12.45% 고금리 논란에 대해선 “전환사채가 이율이 그렇게 높은 조건만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논란의 파킹 금융이란

금융권 한 투자전문가는 파킹 금융에 대해 이같이 설명한다.

그는 “페이퍼 컴퍼니는 주로 케이만제도, 버진아일랜드에 많이 만들어 지지만 너무 티가 난다. 그래서 싱가포르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금리쪽 상품에 대한 과세가 낮다”고 설명했다.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절세효과가 높다는 의미다. 

이어 그는 “순수하게 외투를 해달라고 하면 그 투자가 좋은지 나쁜지 고민을 해야 한다. 그것보다는 파킹 구조를 세운다”면서 “3자 보증을 서준다는 것을 조건으로, 예컨대 SC일본에서 저리로 자금을 빌려 CJ가 싱가포르 세웠거나 의뢰한 페이퍼 컴퍼니에 부탁하고 파킹(임시로 자금을 맞김)한다. 싱가포르 페이퍼 컴퍼니에 돈을 빌려주면 투자 유치자(CJ)가 책임을 진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업을 검토해 보고 사업성이 있다면 직접 투자를 하려고 하지, 이같은 방법을 쓰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하는 이유는 첫 번째 합법적인 절세, 두 번째 이슈 모기업과 리스크를 전가시키지 않기 위한 절연의 이슈,세 번째는 비자금 이슈도 있다. 금융은 1번과 2번의 목적이지만 기업은 3번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에 대해 한국 법인은 알지도 못하고 언급할 사항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종복 은행장도 방사원과 SC은행, CJ의 삼각 연결 고리에 대해서 “아는 바 없다”면 짧게 답했다.

한편 K컬쳐밸리는 경기도 고양시에 건립되는 한류 복합 테마파크로 사업비 1조4000억원이 투입되며 축구장 46개 면적(30만 m2)에 콘텐츠 파크, 융복합 공연장, 쇼핑몰, 전통 숙박시설 등이 들어선다. CJ그룹 계열사인 CJ E&M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씨의 측근 차은택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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