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으로 몰린다

건설업계,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으로 몰린다

기사승인 2023-06-27 06:00:40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저조해진 건설업계가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다. 도시개발은 물론 에너지 등 비(非)건설 분야로까지 수주 다변화를 노리는 모습이다. 베트남은 일찍이 미국과 사이가 틀어진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손꼽힌다.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한승 해외사업단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베트남 신재생에너지기업 TTA(응우엔 티 응옥 회장회장. 사진 가운데)와 MOU 체결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등 국내 기업 진출 활발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전날(26일)기준 국내 건설업계가 수주한 사업 규모는 누적 470억불이다. DL이앤씨가 1966년에 수주한 락자(RACH GIA)시 항만파일공사가 최초다. 올해만 26건, 3.3억불 규모 사업을 따냈다.

베트남엔 국내 기업이 다수 진출해있다. 접점이 많은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이 참여한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복합개발사업’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베트남 서호 지역에 여의도 면적 3분의 2 크기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정부기관과 상업·업무·고급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투자기업 TTA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은 현지 전력시장 내에서 크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수요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대우건설은 협약을 계기로 TTA에서 추진 중인 10억달러 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대우건설 외에도 삼성물산은 베트남 국영가스기업 ‘페트로 베트남’이 발주한 LNG(천연가스) 터미널 공사를 수주했다. 베트남은 경제 성장 속도에 따른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밖에 롯데건설⋅GS건설 등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5개 지방성(박닌성·타이빙성·타잉화성·하이즈엉성·흥옌성)과 함께 도시·인프라 개발 프로그램 ‘UGPP’를 추진한다.

이한준 LH사장과 응우엔 흐엉 장(Nguyen Huong Giang) 박닌성장이 23일 협약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트 차이나’에 전 세계 집중


베트남은 정부 주도로 빠른 도시화와 경제성장을 꾀하고 있다. 성장률도 높은 축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을 6.4%로 전망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성장성과 더불어 건설사가 진출하는데 여러 모로 용이하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우선 중국-베트남 간 육로로 장비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베트남 근로자가 성실하고, 손재주가 좋다. 인건비도 한국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베트남은 태양광·수력·해상풍력발전소를 짓는데 유리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탈 중국’한 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베트남을 주목하는 이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 세계 기업이 중국을 대체할 국가로 베트남을 생각하고 있고, 베트남은 경제성장률이 계속해서 높게 나오고 있다”며 “한국에도 우호하고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주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러시’ 많아질 듯 

건설업계 ‘베트남 러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을 계기로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달 23일 보 반 트엉 국가주석 회담을 시작으로 2박 3일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은 이 기간 경제협력을 비롯한 양국관계 확대 발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양국 간 정상교류가 있을 땐 상호 ‘윈윈’할 사업 논의가 오가는 게 관례이지 않느냐”라며 “한국은 베트남에 첨단기술, 의료, 통신, 인프라 건설, 금융시스템 등을 제공하고 베트남은 한국에 투자환경과 노동력을 제공해 외화를 버는 전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기업들이 그런 부분에서 맡을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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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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