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화의 인문학기행] 이탈리아, 스물세 번째 이야기
남성 성기형태의 표지를 따라가 보니 유곽으로 사용하던 건물에 도착했다. 라틴어로 루파나레(lupanare)라고 적혀있는데, 매음굴이라는 의미다. 겉으로 보아서는 다른 집들과 구분이 되지는 않는다.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 갔을 때 처음 살던 동네가 이랬다. 우리가 살던 이웃집이 바로 그런 집이었던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현관이 있는데 벽에 퇴색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자세히 보면 상당히 야한 내용이다. 늘어선 작은 방들이 그런 용도로 쓰인 듯한데, 겨우 두 사람이 누우면 꽉 찰 돌침대가 끝에 있고, ... [오준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