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지고 ‘10대소녀’가 뜬다… 스포츠 중심축 ‘권력이동’

‘올드보이’ 지고 ‘10대소녀’가 뜬다… 스포츠 중심축 ‘권력이동’

기사승인 2009-01-17 10:04:01


[쿠키 스포츠] 스포츠계가 인기종목 ‘남성스타’ 중심에서 비인기종목 ‘소녀스타’ 중심으로 트랜드가 급변하고 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6·필라델피아)와 설기현(30·알 힐랄)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잊지 못할 명장면을 연출했던 사나이들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슈퍼스타들이다. 이들의 쓸쓸한 퇴장과 함께 ‘피겨 여왕’ 김연아와 ‘체조 요정’ 신수지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스포츠스타’로 등극,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100마일(161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뿜어내며 미 프로야구(MLB) 통산 100승 이상을 기록했던 박찬호는 외환위기로 시름에 빠져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졌으며 설기현은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이탈리아의 골문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주 두 명의 ‘올드 보이’들이 동시에 쓸쓸하게 몰락하는 순간을 지켜봐야했다.

한 때 5년간 6500만달러라는 ‘FA 대박’을 터뜨리며 팀의 중심축이었던 박찬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당초 예정됐던 미국 현지 기자회견이 팀 동료 J.C로메로의 약물복용으로 취소된 것에 처지를 비관하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지 않겠다”며 대표팀 은퇴 선언까지 했다.

축구 선수에게는 꿈의 무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돌연 사우디라아리비아 리그로 갈아탄 설기현은 안쓰럽다 못해 ‘지금까지 잘 버텼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그는 지난 14일 알 힐랄로 이적하며 지난 5년여 간 유지했던 ‘빅 리거’ 생활을 사실상 청산했다.

◇급변하는 한국의 스포츠 트랜드=야구와 축구는 여전히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인기 종목들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스포츠 트랜드는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고 있다.

국내 스포츠팬들은 더 이상 야구와 축구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농구와 배구, 골프 등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 온 구기종목들은 물론, 피겨스케이팅과 수영, 리듬체조, 역도 등 다양한 종목이 국내 스포츠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환(21·단국대)과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19·군포 수리고)는 최근의 스포츠 트랜드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들은 더 이상 종목별 스포츠 스타로 머물지 않는다. 연예와 광고 시장까지 넘나들며 경계의 벽을 허물고 있다. 특히 김연아를 필두로 한 스포츠 소녀들은 연예계를 능가하는 파괴력으로 스포츠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포츠 소녀가 대세?=뛰어난 기량과 귀여운 외모를 모두 겸비한 스포츠 소녀들은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체조 요정’ 신수지(18·서울 세종고)는 ‘스포츠 소녀스타’를 대표하는 선두 주자들이다.

김연아는 겨울 스포츠를 외면해왔던 한국 팬들의 시선을 돌려 세웠다. 우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연기는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외모까지 귀여운 탓에 각종 TV 프로그램과 CF까지 섭렵해 나가고 있다.

그는 ISU 그랑프리에서 올 시즌까지 5개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다음달 2∼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에서는 첫 우승에 도전한다.

‘리듬체조의 불모지’ 한국에서 빼어난 실력으로 세계 본선급 실력을 자랑하는 신수지는 김연아의 소녀 아이콘 바통을 이어갈 차세대 주자로 꼽히고 있다. 그는 16년 만에 한국 리듬체조의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선사하며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12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으나 한국이 낸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신수지는 김연아의 귀여움과는 다르게 섹시한 이미지로 남성 팬들의 마음을 녹인다. 그는 다음달 러시아서 열리는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에서 첫 메달권 진입에 도전한다. 현지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는 설 연휴를 보내기 위해 오는 19일 귀국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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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기자
kcopd@kmib.co.kr
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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