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행세해온 필명 '미네르바'는 검찰에 구속된 박모씨가 아니며, 1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팀'이라는 주장이 월간지 신동아에 의해 제기됐다. 이는 검찰 수사결과를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어서 미네르바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도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동아 2월호에서 자신을 미네르바라고 주장한 K씨는 "미네르바는 1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글은 내가 주로 썼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박모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고 신동아측이 18일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2월호는 19일 발매된다.
K씨는 "과거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투자재무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2007년 12월 말부터 500건가량의 글을 작성해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렸다"고 말했다.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힘 없고 배고픈 서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금융업에 종사하며 언론사 뺨치는 정보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외환, 부동산, 주식, 채권의 4개 파트로 나뉘어 활동했으며 자신은 해외담당이었다는 것이다.
신동아는 지난해 12월호에 '미네르바 절필 선언 후 최초 토로'라는 제목으로 단독 기고문을 실은 바 있으나, 검찰에 체포된 박씨가 "신동아와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기고문의 진위를 놓고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에 신동아는 인적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K씨와 긴급 인터뷰를 해 기고문이 미네르바가 작성한 게 맞다는 취지에서 이번 기사를 내보내게 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신동아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미네르바가 1명이 아니라 팀이라는 주장은 믿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씨가 구속당하면서까지 자신이 미네르바라고 인정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박씨의 1년치 통화내역, 이메일 내역을 모두 살펴봤지만 7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에서 나왔다고 할 만한 증거는 전혀 없었다. 우리는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8일 발매된 월간조선 2월호는 박씨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박찬종 전 의원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월간지 기고 미네르바는 가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네르바를 둘러싼 진실게임은 조선·동아간 치열한 신경전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호경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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