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개각에서 철저히 소외된 한나라당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선 당초 자천타천으로 거론됐던 장관 후보가 10명이 넘었다.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최경환 정책위부의장, 안상수 전 원내대표, 안경률 사무총장, 정두언 의원, 김무성 의원, 허태열 최고위원 등이 여러 자리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친이계와 친박계 아무도 입각하지 못했다.
박희태 대표는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을 많이 입각시켜달라고 건의했지만, ‘이번에 경제각료 중심이고 소폭이라서 입각이 어렵다’고 대통령이 말씀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당이 들어갈 틈이 없다. 불가사의한게 한두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박 대표는 회의 도중 전화로 개각 명단을 연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당대표가 인사발표 1∼2시간 전에야 명단을 통보받았다. 코미디다. 여당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도 했다. 자신이 원내사령탑이고 인사청문회를 주관하는데, 아직까지 국정원장 인사에 대한 전화도 없다면서 “자기들끼리 인사청문회 하라고 해”라며 역정을 냈다.
친박계는 “우리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집권 초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대로 국정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 그대로다. 한때 이명박·박근혜 화해론이 나왔지만, 아무런 상황변화도 없었다. 한 재선의원은 “대통령이 본인의 정치철학과 비전에 따라 한 인사”라고 말했다. 다른 재선의원은 “평가하기는 이른 것 같지만, 정치력이 필요한 시점인데 정치인 입각이 전혀 없어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개각에서 이 대통령의 의중을 모른채 너무 앞서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한나라당이 연말 입법전쟁 등에서 별로 보여준 게 없지 않느냐”며 “밥상은 대통령이 차리는데, 의원들이 앞서서 김칫국을 마신 것 아니냐는 평가들도 있다”고 했다. 수도권 재선의원도 “이 대통령이 정치적 인사 대신 실용인사를 선택했다고 봐야 한다”며 “당은 실망스럽겠지만, 일 중심으로 가자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친이직계 초선의원은 “이 대통령은 정치적 고려를 해서 인사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나라당은 장관 인사청문회와 연이은 2월 입법전쟁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은 2월에도 ‘MB 악법 저지’를 선언해둔 상태다. 한나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쟁점법안 처리가 가능한 대목인데, 분열된 내부 추동력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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