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은 합병증 유무 등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상대적으로 경증 만성질환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당뇨 합병증 위험 요인 등을 고려한 환자별 적정 관리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당뇨병학회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당뇨병 관련 주요 정책방향과 향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학회는 청·장년의 당뇨병 관리 필요성을 알리고 인식 개선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차봉수 이사장(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당뇨병 발생률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청·장년 당뇨병 환자가 많다”며 “당뇨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서운 질환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지만, 질환 자체의 중증도는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뇨 합병증에는 △말초 신경 장애가 생겨 감각 이상이나 찌릿한 통증을 느끼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신장이 혈액 여과 기능을 상실해 투석을 하게 되는 ‘당뇨병성 신증’ △높은 혈당으로 인해 망막 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이 있다. 이들 합병증은 적정 치료·관리를 받지 않으면 손발을 절단하거나 실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용호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은 일반 개원 병원에서도 충분히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중증도가 낮은 질환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 병태 생리와 합병증 유무 등에 따라 중증도를 나눠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인슐린 분비 여부와 민감도 등을 고려해 환자별 맞춤형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중증 당뇨병의 개념을 정립하고,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일반인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당뇨 합병증 관리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이 총무이사는 “중증 당뇨병의 개념 정립을 위해 학회 임원진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올해 안에 관련 내용을 학술지에 게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학회는 5월8~10일 경주컨벤션센터에서 ‘제38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2025 당뇨병 진료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지침에선 기존의 ‘당뇨병 약물치료 시 메트포르민 우선 사용’ 문구를 제외했다. 혈압 조절 목표 수치는 140/90mmHg에서 130/80mmHg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