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명 중 9명은 눈 건강 악화에 대해 우려하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사람은 10명 중 2명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명 예방을 위해 망막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로슈는 최근 로슈가 실시한 ‘2024 아태지역 눈 건강 인식 및 관리 현황 조사’ 중 한국인 약 500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최근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등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을 비롯한 망막질환을 겪는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로슈는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8개국(한국, 호주,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의 눈 건강 인식 및 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망막질환, 고령화, 당뇨병을 중심으로 눈 건강의 미충족 수요를 분석하고자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은 지난해 8월27일부터 9월2일까지 40세 이상 성인 435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한국에선 51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한국 응답자 97.4%가 눈 건강에 대해 “우려된다”고 밝혀 조사 대상국(평균 90.5%)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질환 인식이나 예방 조치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연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비율은 22.7%에 그쳤으며, 15.8%는 “정기적 안과 검진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특히 시력 손실 위험이 큰 당뇨병 환자에서도 눈 건강관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에 참여한 국내 당뇨환자의 51.8%는 시력 문제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중 28.7%는 중등도 이상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4명(39.7%)은 국내외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되는 연 1회 정기 안과 검진을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안과 검진 경험이 전혀 없는 환자 또한 15.7%로, APAC 평균(10.8%) 대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눈 건강 위험 인지율은 69.2%로 APAC 평균 71.6%과 유사했으나, 망막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요 실명 질환인 연령 관련 황반변성(AMD),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망막정맥폐쇄(RVO)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31.3%, 39.0%, 63.4%(APAC 평균 28.6%, 41.5%, 58.8%)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실명을 예방하기 위해선 망막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년, 당뇨병, 심혈관질환 환자 등 망막질환 유병요인이 있는 분들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지키고 소중한 일상생활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