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급사회’(후마니타스)의 저자 손낙구(46)씨는 용산참사를 “뉴타운 바람에 대한 경고”로 해석한다. 오랫동안 민주노총 대변인으로 일했던 손씨는 심상정 전 의원(현 진보신당 공동대표) 보좌관을 거쳐 부동산문제 전문가로 변신했다.
손씨가 가장 먼저 지적하는 것은 뉴타운의 목적에 대한 것이다.
“거기서 사는 사람들을 위한 재개발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가진 자들의 재산 증식 수단이 되고 있잖아요? 통계로 보면 주민 10명 중 7∼8명이 밀려난다는 거 아닙니까? 재개발의 목적이 정확히 잡혀야 합니다. 그래서 원주민들이 다시 거기서 사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그에 따르면 용산재개발의 경우, 집주인들도 상당수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새로 짓는 아파트들이 50∼95평형이라는데, 최소 17억원은 나갈 겁니다. 그걸 원주민들이 살 수 있나요?그래서 뉴타운사업이 ‘주민교체사업’이라는 겁니다.”
세입자와 경제적 약자들의 이해관계가 철저히 배제되는 것도 문제다. 그는 “다가구주택 부수고 아파트 짓는 게 지금의 재개발”이라며 “시공사들은 아파트를 지어야 분양이 잘 된다고 하지만, 가난한 셋방 사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그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도하는 공영개발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외국에서는 도시재생사업이라고 부르는데,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요. 재개발기간도 굉장히 오래 잡고, 예산도 많이 씁니다. 강제철거 같은 건 허용이 안 돼요. 유엔에서도 강제철거를 금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민간 건설사에게 다 맡겨버리니까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는 “이번에도 용산구청과 서울시가 적극 나서서 갈등을 조정하고 벼랑에 몰린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살 길을 열어줬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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