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 공식화, 솔직해진 정부

‘마이너스 성장’ 공식화, 솔직해진 정부

기사승인 2009-02-10 22:08:02


[쿠키 경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행보로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려온 비현실적인 숫자 놀음의 함정을 꿰뚫었다는 평가다.시장과 눈높이를 중시하겠다는 신호로 전임 강만수 장관과는 다른 행보를 예고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너스 성장·고용 전망

윤 장관이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밝힌 -2% 내외 경제성장률은 말 그대로 전망치다. 그동안 경제운용 방향 등을 통해 전망치에 정책효과를 더한 목표치를 제시해왔다면 이번엔 시장 평균에 가까운 순수 전망치인 셈이다.

윤 장관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지표를 통해 예상해본 것"이라며 "이를 플러스로 전환시키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조기 편성 등의 정책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기존 감세안과 재정지출 집행시 1%포인트 정도의 경기부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르면 다음달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성장률에 추가적인 플러스 요인이 생기지만 이를 배제한 경기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은 "이번에 제시한 수치보다 높은 성장률을 전망하기 힘든 상황을 인정하는 대신 경기 급락을 완충하는 추경을 포함한 재정정책을 강화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솔직해진 2기 경제팀

윤 장관도 이날 "저 스스로도 마이너스 성장을 예견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그러나 우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은 정직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시장이 정부의 환율과 경기 방어 의지를 테스트하며 불필요한 체력을 낭비해온 원인이 정부가 비현실적인 목표치를 고수한데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 시점의 경제 상황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 다만 대외여건 변화 등을 고려해 경제전망을 지속적으로 재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정부 인식도 시장과 같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신뢰 회복을 위한 첫 단추를 꿴 다음 경제운용 계획을 통해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시장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정직성은 회복을 위한 첫걸음일 뿐 '정부와 거꾸로 가면 손해 안본다'는 시장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일관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 연구위원은 "당장 성장률 촉진에 기여하기 힘든 사회적 약자 구제책을 언급한 것은 성장잠재력 훼손에 대한 정책적 방어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며 "정부도 구조적인 측면에서 단순히 수출이나 내수를 얼마 늘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멀리 보고 차근차근 접근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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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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