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마법사’ 거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63·네덜란드)의 잉글랜드행 소식은 한 명의 한국인 선수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히딩크의 아이들 중 유일하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살아 남은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국 언론들은 11일(이하 한국시간) 히딩크 감독이 최근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61·브라질)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기존 러시아대표팀 감독과 함께 올 시즌 EPL이 끝날 때까지 2∼3개월 간 첼시의 겸임 사령탑으로 활약하게 된다. 그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는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하다가 4위로 추락한 첼시를 구하는 것이다.
첼시의 시즌 후반부 순위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한국팬들의 눈은 박지성을 향해 돌아갔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의 사제(師弟)의 연 때문이다.
◇가장 뛰어난 히딩크의 애제자=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을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등용케 한 명조련사였다.
박지성은 수원공고를 졸업한 뒤 수원삼성 2군 테스트를 받았으나 입단에 실패하자 일본으로 넘어갔고 교토 퍼플상가에서 지난 2000년부터 2시즌 간 활약했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허정무 감독에 의해 겨우 발굴됐으나 무수한 ‘태극 전사’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히딩크 감독을 만나면서 부터였다. 히딩크 감독은 한·일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을 지휘하며 성실하게 경기에 임하는 박지성을 주전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박지성은 포르투갈과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한국 축구의 반세기 숙원이었던 첫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당시 박지성이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 품에 안기는 세러머니는 7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국 축구팬들에게 기억될 정도로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박지성은 같은 해 12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네덜란드의 명문 클럽 PSV아인트호벤으로 이적했다. 그는 2005년 맨유에 입단할 때까지 히딩크 감독 아래서 빅 리그를 향한 수순을 밟아 나갔다.
박지성이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을 때만해도 히딩크 감독은 못내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맨유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의 활약상이 전 세계에 전해지자 히딩크 감독은 아낌없는 응원과 찬사를 보냈다.
◇사제 대결은 언제?=이제 박지성은 자신을 키워준 히딩크 감독의 심장을 겨냥해야한다.
히딩크 감독은 맨유의 호적수로 여겨지는 첼시의 사령탑으로서 박지성과 사제 대결을 펼치게 된다. 특히 박지성의 올 시즌 1호골의 희생자는 첼시였다. 박지성이 히딩크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첼시의 골문을 다시 한 번 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지성이 골을 넣어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고 해서 슬퍼할 히딩크 감독이 아니다. 분명 승부사 기질이 강한 히딩크 감독이지만 박지성은 이영표(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설기현(알 힐랄) 등 애제자들이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떠난 상황에서 유일하게 생존해있다.
따라서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과의 맞대결을 ‘제자의 무례한 도전’이 아닌 지도자로써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거울로 삼게 될 전망이다.
맨유와 첼시는 이미 올 시즌 두 차례의 EPL 정규리그 경기를 모두 마쳤다. 맨유와 첼시의 올 시즌 맞대결은 나란히 16강전을 앞두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에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맨유와 첼시가 격돌하는 순간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이 나란히 그라운드에 오른다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축구팬들은 지난 2002년 한국 축구의 기적을 다시 한 번 되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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