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배고픈’ 히딩크. 위기의 첼시 구할까?

‘아직도 배고픈’ 히딩크. 위기의 첼시 구할까?

기사승인 2009-02-14 05:16:00


[쿠키 스포츠] 히딩크 매직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도 발휘될까. 전 세계 축구 판세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마법사’ 거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63·네덜란드사진)의 기나 긴 여정은 빅 리그의 부자 구단 첼시를 향해 점철됐다.

히딩크 감독은 최근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61·브라질)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감독직을 수락하고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이틀 간 선수들을 만났다.

히딩크 감독은 기존 러시아대표팀 감독과 함께 올 시즌 EPL이 끝날 때까지 2∼3개월 간 첼시의 겸임 사령탑으로 활약하게 된다. 그에게 주어진 막중한 임무는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하다가 4위로 추락한 첼시를 구하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15일 새벽 왓포드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로 예정됐다. 그는 “왓포드와 FA컵, 아스톤 빌라와 EPL 정규리그 26라운드, 유벤투스(이탈리아)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등이 기다리고 있다. 3개 대회가 모두 중요하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세계 판세 뒤흔든 히딩크 매직

확실한 과외교사 히딩크 감독이기에 첼시 팬들의 기대는 적지 않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과 호주, 러시아 등 세계 축구에서 중간급으로 여겨졌던 국가대표팀들을 지휘하며 국제대회에서 돌풍을 몰고 다녔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체력과 압박수비를 중시하는 훈련법과 고도의 심리전, 치밀한 용병술로 한국축구에 ‘마법’을 부렸다. 그가 이끄는 한국은 반세기 만에 일궈낸 월드컵 첫 승을 시작으로 4강 진출이라는 놀라운 기적을 만들었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국민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국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이어서 2005년부터 호주대표팀을 지휘했다. 축구보다 럭비와 크리켓에 열광했던 호주 국민들은 당초 히딩크 감독에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호주대표팀이 2006 독일월드컵에서 선전하자 국민들은 온통 ‘싸커루(Saceroo : 호주대표팀의 애칭)’를 외쳐댔다. 호주는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일본 사이에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히딩크 감독의 마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동토의 거인’ 러시아의 기나 긴 겨울 잠을 깨웠다. 그는 러시아대표팀을 이끌고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다시 한 번 4강 신화를 일궈냈다.

준결승전에서 스페인에 우승길을 열어줄 때까지 러시아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네덜란드와 ‘디펜딩 챔피언’ 그리스,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 등을 차례로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사회주의 붕괴 후 승리에 목말랐던 러시아 국민들은 단 한명의 네덜란드인 감독으로 인해 희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위기의 첼시 구할까

이제 히딩크 감독은 첼시의 홈 경기장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마법을 발휘될 것이다. 시즌 중반까지 선두를 질주하던 첼시는 최근 잇따른 부진을 거듭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아스톤 빌라에 밀려 4위에 머물러있다.

전임 사령탑 스콜라리 감독이 지난 7개월 간 거둔 성적은 20승11무5패로 비교적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감독의 승부사 기질과 더 재미있는 경기를 바라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스콜라리 감독을 전격 해임하고 꾸준하게 러브콜을 보내왔던 히딩크 감독을 불러 세웠다.

히딩크 감독도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요구를 의식한 듯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더 타임스’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첼시가 아니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다. 구단주와의 좋은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했다”며 “첼시를 매일 관리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기아차노조 '억지 야근' 고통 분담은 남의 일?
▶지석진-이혁재, 방청객에 막말 논란
▶문근영 "동방신기는 단순한 아이돌 아니야"…시아준수 가창력 극찬
▶박지성 "맨유가 세계 최고, 떠날 이유 없다"
▶"대박 중 대박"…꽃남 대선 포스터, 네티즌 웃음 대폭발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