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소유한 완성차 3사,자생력 한계 속 ‘휘청’

외자 소유한 완성차 3사,자생력 한계 속 ‘휘청’

기사승인 2009-02-22 17:40:01

[쿠키 경제] 외국 자본이 소유한 국내 완성차 3사가 하나 같이 휘청대고 있다. 법정관리 신세인 쌍용자동차는 물론 GM대우, 르노삼성도 독자적 연구·개발(R&D)이나 해외시장 개척 등 한계가 있다보니 자생력이 약해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맷집’이 약한 이들 3사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GM대우는 최근 유동성 위기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이 정부와 산업은행에 잇따라 손을 벌리면서 위기설에 기름을 부었다. GM대우는 최근 몇 달간 산은 등 시중 은행 4곳과 맺은 신용공여한도 1조4000억원을 모두 인출했다. 하지만 제이 쿠니 GM대우 부사장은 지난 20일 “자금 회전에 일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위기설을 반박했다.

그러나 GM그룹이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GM대우의 앞날도 불확실하다. GM의 자회사인 사브는 21일 스웨덴 법원에 한국의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회사재건’을 신청했다. GM이 핵심 계열사를 정리하더라도 경·소형차에 강점이 있는 GM대우는 오히려 그룹 내 위상이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직접 해외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처지인 GM대우로서는 GM의 글로벌 판매망이 위축되면 경영 환경 악화가 불가피하다.

르노삼성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지난달 설비 가동률이 40%대로 하락했다. 르노삼성의 최대 약점은 제품 포트폴리오가 빈약하다는 것. 르노가 옛 삼성차를 인수한 지 9년째지만 생산 차종은 SM시리즈, QM5 등 4종에 불과하다. 기술자립도도 낮아 엔진, 플랫폼 등 주요 부품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들여온다. 향후 나올 SM3, SM5 후속 모델 역시 모두 르노의 플랫폼을 쓸 예정이다. 수출 역시 모기업의 허가를 얻은 뒤 추진하다 보니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

쌍용차는 지난해 영업손실 2274억원, 당기순손실 7097억원을 기록하며 자본 잠식 상태라고 최근 밝혔다. 한 애널리스트는 “법정관리가 시작됐어도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단정했다. 쌍용차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 C200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SUV 시장이 극도로 저조한 데다 배기량 2000㏄ 급에는 쏘렌토, 투산 등 현대·기아차의 대표 SUV 후속 모델도 나올 예정이어서 C200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들 3사를 묶어 삼성에 파는 길이 대안이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외자 소유 3사의 경우 모기업의 경영 상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위기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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