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에게는 다시 한 번 골 기회를 잡지 못한 아쉬운 경기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전체적인 골결정력 부재를 드러낸 가운데 박지성도 무력한 경기를 펼치며 무승부를 지켜봐야했다.
박지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메아차 스타디움서 열린 인테르 밀란과의 2008∼200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선발 출전, 후반 38분 공격수 웨인 루니와 교체될 때까지 83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측면 미드필더로 세워진 박지성은 자신의 위치 뿐 만 아니라 최전방에 수차례 침투하며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그러나 인테르 밀란의 강력한 수비를 뚫지 못하고 맨유의 공격력 침체를 가중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는 박지성에 대해 루니(5점)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평점 6점을 매겼다. 평소 박지성에 대해 호의적인 현지 지역 언론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박지성에게 평점 7점을 매겨 대부분의 맨유 선수들에게 준 8점보다 다소 낮은 점수를 부여했다.
다만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왜 박지성을 활용하는 지 보여줬다(Easy to see why Fergie likes him on these occasions)”며 성실하게 경기에 임한 박지성을 추켜 세웠다.
박지성은 철벽 같은 인테르 밀란의 수비 진영을 헤집고 다니며 부지런히 뛰었다. 그러나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핵심 선수로 활용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퍼거슨 감독의 신뢰에 완벽하게 부응했다고 보기 어렵다. 몇 차례 슛이 있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 팀 동료들에게 결정적인 골기회를 제공하지도 못했다.
박지성은 구단과의 재계약 문제가 불거졌던 올해 초 “올 시즌 중 10골을 넣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이후 한 달여 간 어시스트 1개를 올리는 데 그쳤다. 이 점은 박지성을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맨유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결승전까지 간다고 가정해도 남은 경기는 6경기에 불과해서 매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박지성의 부담은 점차 가중될 전망이다.
박지성도 이 점을 의식한 듯 무산된 골기회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맨유 한국어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골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이 무척 아쉽다. 만족스럽지 않다. 더 잘해야 했다”며 “다음에는 유리한 입장(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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