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를 3시간 뒤에 보라고? 지금이 70년대야?”… 야구팬들 분노 폭발

“WBC를 3시간 뒤에 보라고? 지금이 70년대야?”… 야구팬들 분노 폭발

기사승인 2009-03-02 09:53:02

[쿠키 스포츠]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불과 나흘 앞둔 상황임에도 지상파 생방송은 고사하고 3시간 지연 방송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야구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WBC에 대한 국내 중계권을 갖고 있는 IB스포츠 측에 생중계 시청 보장을 요구하는 청원이 시작돼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 일본과 중국전을 시작으로 WBC가 개막하는 가운데 IB스포츠와 KBS, MBC, SBS 등 국내 공중파 방송 3사는 중계권 협상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정환 IB스포츠 부사장은 1일 취재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방송 3사의 주협상자 측인 KBS와 중계권료를 놓고 합의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KBS 측이) 지난 달 16일 최종 통보를 해왔고 현재는 수정 제안 시한을 넘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부사장은 “협상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판매자 입장에서 기다리는 중”이라며 양 측이 제안한 중계권료의 편차가 완화되면 판매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IB스포츠는 방송 중계권 협상에서 300만달러(약 46억원)를 요구했지만 KBS는 최대 130만달러를 최종 금액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위기로 인해 거금을 들여 중계권을 살 수 없다는 게 공중파 방송사 측의 설명이다.

양 측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한국대표팀의 경기는 국내에서 케이블 방송을 통한 3시간 지연 중계, 또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통한 유료 생중계로만 시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현재 케이블TV 엑스포츠와 멀티미디어 사이트 ‘엠군’이 각각의 해당 중계권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공중파 생중계를 보지 못할 위기에 놓인 국내 야구팬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음 아고라에는 IB스포츠 측에 “WBC 생중계를 보장하라”며 지난 28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일주일 간 5000명의 서명을 유도하는 청원이 발생해 양 측의 중계권 협상에 어떻게 작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아고라 청원을 낸 다음 네티즌 ‘딴따라냥이’는 “세계 야구인들의 축제인 WBC가 돈 놀음 때문에 한국에서 생중계되지 않을 위기에 놓였다”며 “IB스포츠는 공중파 방송이 아니더라도 케이블 방송 생중계가 왜 안된다는 것인 지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생중계를 보장해달라”고 주장했다.

청원에 동참한 다수의 야구 팬들은 “양 측의 이해 관계보다 국민들의 시청권이 우선 아니냐”며 IB스포츠와 방송사 측의 조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이 온라인 청원에는 2일 오전 5시 현재 481명으로 9%의 지지를 얻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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