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 유료 서비스만 생중계 시청 가능
[쿠키 스포츠]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국민들이 TV 앞에 모여 환호하는 광경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계권 판매자인 IB스포츠와 지상파 방송 3사 간의 협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으면서 야구 팬들은 대회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유료 생중계, 또는 케이블 방송을 통한 3시간 지연 중계로 시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환 IB스포츠 부사장은 3일 “지상파 방송사 측의 주협상자인 KBS와 더 이상 대화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상파 생중계 협상이 진행되지 않아도) 케이블 방송 지연 중계와 인터넷 및 모바일 유료 생중계는 당초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또 “개최국인 미국 측에서 지난 대회보다 중계권료를 올린 상황에서 원가에 못미치는 금액으로 판매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이 마저도 (KBS 측과) 만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가격 협상 자체가 진행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KBS 측은 지난 달 16일 IB스포츠에 가격 협상에 대한 최종 통보를 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둔 WBC는 사실상 지상파 생중계가 무산될 것이라는 게 양 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회 기간 중 극적으로 계약이 타결된다고 해도 당장 오는 6일 일본 도쿄돔에서 대만을 상대하는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는 지상파로 생중계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인터넷사이트와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접속이 WBC 생중계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경로다. 그러나 두 경로가 모두 유료여서 야구 팬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인터넷 중계권자인 동영상 포털사이트 ‘엠군’의 경우 경기 당 시청료를 3000원으로 하고 예선 패키지를 9900원, 본선 패키지를 1만2100원, 4강 및 결승 패키지를 6600원, 전 경기 풀 패키지를 2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모바일 생중계의 경우 SK텔레콤의 네이트 ‘실시간 TV’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야구 경기가 통상 3시간 이상 진행되는 만큼 데이터 통화료에 대한 부담이 크다. 데이터 정액제에 가입하지 않고 시청할 경우 1달에 최대 15만원의 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
상황이 이 같이 전개되자 야구 팬들은 한층 더 수위를 높여 IB스포츠와 공중파 방송사들을 비난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공중파 생중계에 대한 청원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 2일에 시작된 네티즌 ‘광해군’의 청원에는 불과 하루를 넘긴 3일 오후 1시 현재 1385명(총 1만명 목표)의 서명이 이뤄져 13%를 달성했다. 서명에 동참한 네티즌들은 “돈이 없으면 국제대회도 볼 수 없는 것인가. 돈 놀이로 국민들의 즐거움을 빼앗지 말라(greend**)”거나 “베이징올림픽의 감동을 WBC로 이어가 어수선해진 나라 분위기를 정비해야한다(senseg**)”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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