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김인식호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예선에서 또 다른 적을 상대해야 한다. ‘혐한(嫌韓)’ 관중이 바로 그 것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오는 5일부터 9일까지 나흘 간 일본과 대만, 중국과 함께 단 2장의 본선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이지만 본선 진출을 향한 여정은 가시밭길이다.
비슷한 전력을 지닌 한국과 일본, 대만의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중 반드시 한 팀이 떨어져야 하는 상황은 치열한 접전을 예고한다. 게다가 동아시아의 고질적인 앙숙 관계는 뜨겁게 불타오른 본선행 경쟁에 기름을 쏟아 붓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일본과 대만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될 전망이다. 상대 관중들도 한 층 더 거센 야유와 자극적인 응원도구로 한국 선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경계대상 1호는 단연 대만 관중이다. 지난해 3월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개고기의 나라 한국’, ‘성형수술은 한국에서 하자’는 등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낸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던 대만 관중들이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응원을 선보이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를 낳고 있다.
이 같은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포털사이트 ‘야후! 대만’에는 WBC에 출전한 한국대표팀 관련 기사가 전해질 때마다 대만 팬들의 혐한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중에는 “쓰레기를 가져가 한국 측 덕 아웃에 던지자”거나 “개고기에 대한 내용으로 릴레이 응원문구를 적어가자”는 등 일본 현지에서 혐한 응원을 펼치자는 주장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일본 팬들의 경우 순수하게 경기로 승부를 내자는 비교적 공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한국대표팀이 지난 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하자 일본 팬들은 높았던 경계심을 완화한 분위기다.
그러나 일본 관중들은 대회 예선 일정이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최대 난적인 한국의 기를 죽이기 위해 압도적인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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