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4일 남산의 생태환경과 역사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남산은 한강과 함께 서울의 최대 자연유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 상징성에 비해 시민들이 많이 찾는 편은 아니다. 시는 남산에 볼거리를 만들고, 교통 편의를 확대해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조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총 2325억원이 투입되는 남산 마스터플랜은 내년 1단계 사업이 완성되며 2015∼2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추진된다.
◇실개천 흐르는 남산=시는 생태복원의 일환으로 남산 경관을 훼손하는 건축물을 모두 철거한다. 올해 시 균형발전본부청사(옛 중앙정보부)를 시작으로 남산별관, 소방재난본부, 교통방송 등 시 소유 건축물을 차례로 허문다. 일반에 임대 중인 리틀 야구장과 장충 테니스장은 대체부지 마련 뒤 허물고, 남산 주변 체육시설은 협의를 거쳐 철거할 계획이다.
시는 ‘회색빛’ 건물을 허문 자리에 소나무를 심고 실개천을 조성한다. 현재 18.5㏊인 소나무숲이 37.65㏊로 늘어나고 북측산책로∼한옥마을(1.3㎞), 북측산책로∼장충단공원(2㎞)에 이르는 2개 실개천과 3개 계곡, 20개 물웅덩이를 만든다. 이밖에 남산을 회현·예장·장충·한남 등 4개 지구로 나눠 각 산자락 특성에 맞게 재정비한다.
시는 또 역사복원 차원에서 서울성곽과 봉수대를 따라 4.13㎞의 탐방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남산 곳곳에 위치한 백범 동상 등 항일 관련 기념비도 깔끔하게 정비한다.
◇가까워지는 남산=시는 산책로와 조깅 코스를 조성, 시민들이 남산을 자주 찾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산을 경유하는 기존 14개 버스노선에 명동역, 회현역 등을 경유지로 추가하고, 남산 3호터널 시내 쪽 입구에서 남산케이블카 승강장까지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신설한다. 케이블카 용량도 38인승에서 48인승으로 늘린다.
남산 마스터플랜은 생태복원과 교통편의 개선이 주요 골자지만 대부분 계획에 머물고 있다. 남산 주변 시설 철거는 관계자들과 협의도 안됐고, 버스노선도 확정된 게 없다. 이에 따라 1∼2년 내 달라진 남산을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에 대해 디자인서울총괄본부 윤혁경 도시경관담당관은 “소나무숲을 늘리고, 실개천을 조성하는 일은 내년 상반기 중 완성될 것”이라며 “시설물 철거 및 버스노선 변경 등도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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