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전 대승 이후 승리를 만끽했던 일본 열도가 현지 방송 뉴스 아나운서의 코멘트 실수 한 마디에 발칵 뒤집어졌다.
일본 아사히TV의 ‘ANN 뉴스’ 아나운서는 한국과 일본의 WBC 아시아라운드 2차전의 하루 뒤인 지난 8일 자국의 분위기와 경기 이후의 상황들을 전하면서 “일본이 숙적 한국에 대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WBC입니다. 일본은 숙적 한국에 대패했습니다. 그 열광 이후 하룻 밤이 지났습니다. (일본대표팀의) 2번 타자 나카지마가 MVP를 차지했습니다”고 했다. 반면 화면에는 “WBC 일본이 한국에 압승! 후루타가 해설 ‘MVP는 나카지마’”라는 자막이 나가고 있었다.
다소 고무된 표정과 이어지는 내용 등을 보면 아나운서가 단순히 코멘트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전날 일본과의 WBC 아시아라운드 2차전에서 2-14로 7회 콜드게임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일본 야구팬들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패배를 안겼던 한국에 설욕했다는 점에서 한 껏 기분을 내고 있었다. 그러나 자국 아나운서의 실수는 축제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은 셈이었다.
일본의 대형 커뮤니티 ‘2채널(2ch.net)’ 네티즌들은 “낮에 이 뉴스를 보고 귀를 의심했다. 기쁜 마음에 뉴스를 봤지만… 정정 보도를 해라(QqcsL****)”거나 “아사히 TV는 사죄도, 정정도 하지 않는다. 완전한 의도적 실수다(l+hUf****)”는 등 격하게 분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사히 TV와 아나운서가 한국계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한국이 승리한다는 전제로 보도 내용을 작성했기 때문에…(LeGB6****)”라거나 “단순한 실수로 보이지 않는다. (아나운서가) 프로다. 마음 속의 말이 튀어 나온 것이다(d3NTD****)”고 했다.
한편 지난 1950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미국에 0-1로 패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 한 통신사가 “잉글랜드가 미국에 10-1로 이겼다”는 오보를 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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