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상대로 베이징올림픽 풀리그와 준결승전에서 두 차례 모두 패했던 일본은 지난 7일 대회 아시아 예선 2차전에서 14-2라는 압도적 스코어로 7회 콜드게임 승을 따냈다. 일본 야구팬들은 완벽한 설욕에 한 껏 기분을 내고 있었지만 이 마저도 ‘2일천하’에 그쳤다.
아시아 예선 1위를 결정하는 지난 9일 경기에서 한국에 내준 1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영패의 수모를 당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팬들은 당초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목표로 삼았던 아시아 1위를 한국에 내준 자국 대표팀에 힐난을 퍼부었다.
‘야구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자부심이 강했던 일본 팬들이었기에 시름은 한 층 더 짙게 드리워졌다. 일본 대형 커뮤니티 ‘2채널(2ch.net)’ 네티즌들은 “콜드게임 승리는 우연이었다(rt0u1****)”거나 “이길 때는 대승, 질 때는 접전 (양상을 띈다면) 전형적인 약체 팀(ssPhX****)”이라며 크게 격분하고 있다.
일본 팬들은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한국을 추켜세우면서 자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결국은 한국에 진다. 흔한 일이다. 이제는 지겹다(rU3lB****)”거나 “한국의 감독과 코치를 일본으로 불러와 배우는 수 밖에 없다. 모든 플레이에서 레벨이 다르다(RAzd****)”고 비난 릴레이를 이어갔다.
2위로 본선에 진출한 일본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약체로 분류됐던 중국에 마저 패하며 최하위로 예선 탈락한 대만의 야구팬들은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어느 스포츠보다 야구에 대한 인기가 높은 대만의 팬들은 상실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아시아 1위 결정전을 지켜본 대만 뉴스 포털사이트 ‘UDN(udn.com)’ 네티즌들은 “한국은 일본에 콜드게임 패를 당해도 다시 설욕했지만, 대만은 한국에 0-9로 지고도 다음 날 중국에 또 졌다. 한국은 하는데 왜 대만은 못하는가(必須要****)”라거나 “경기를 보고 대만 야구는 언제 저런 기량과 투지를 회복할까라고 생각했다(的***)”며 부진한 자국 야구를 비판했다.
한편에서는 한국을 깎아내리는 수준에 그쳤던 여론이 “한국과 일본부터 배우자”는 분위기로 돌아서기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위기 의식이 없는 대만의 정체성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台灣太****)”면서 “메이저리그까지 갈 필요도 없다. 한국과 일본의 태도와 방법을 배우자(認***)”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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