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라이벌 열전이 최근들어 커다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은 축구에서, 일본은 야구에서 각각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나 최근 10년 새 급진적인 판세 변화를 보이며 더 치열해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에서 일본에 2-14로 7회 콜드게임 패한 뒤 순위 결정전에서 1-0 신승을 거둬 아시아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두 대회 연속 WBC 아시아 예선 1위다. 반면 일본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아시아 첫 금메달에 이어 WBC 아시아 1위까지 잇따라 한국에 내줘 절대적 우세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프로선수가 처음 국가대표팀을 구성했던 지난 1998 아시안게임 이후 15승12패(아시아시리즈 포함)로 근소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도 최근 “1999년 이후 한국이 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8승4패로 앞섰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판세 변화는 양국 네티즌들이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다. 일본의 대형 커뮤니티 ‘2채널(2ch.net)’에서는 ‘한·일 야구에서 어느 쪽이 강한가’를 놓고 벌이는 온라인 토론에서 대부분 “한국쪽으로 판세가 기울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일본 야구팬들은 “한국을 바보 취급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q9nMm****)”며 자국대표팀에 대한 힐난을 퍼붓고 있으며 심지어 “한국은 이제 라이벌이 아닌 절대 강자(kikuj****)”라는 의견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노골적으로 한국을 무시했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이 일본과의 야구에서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면 축구에서는 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가대표팀 간 전적에서 일본에 70전 38승20무12패로 절대 우세를 점한 한국이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승보다 패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 이후 2승4무2패로 팽팽한 접전 양상이지만 지난 2003년 1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4경기에서 단 1승도 못챙기는(3무1패) 난항을 겪고 있다. 프로리그에서도 한국보다 10년 이상 늦게 출범한 J리그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나고야 그램퍼스(J리그)가 울산 현대(K리그)의 홈에서 3-1 승리를 거두자 일본 네티즌들은 WBC에서 한국에 당했던 수모를 씻어낸 듯 크게 열광하는 분위기다. 한 일본 네티즌(xWts****)은 “한국 선수들이 J리그로 진출하는 이유를 알겠다”며 자국 축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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