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웨이펑 데뷔골 ‘펑!’…中 대륙 ‘들썩’·日 열도 ‘침울’

리웨이펑 데뷔골 ‘펑!’…中 대륙 ‘들썩’·日 열도 ‘침울’

기사승인 2009-03-12 11:16:04

[쿠키 스포츠] 한반도에서 폭발한 중국 베테랑 수비수의 골이 동아시아 전체를 뒤흔들었다.

중국 축구대표팀 출신으로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에 입단한 수비수 리웨이펑(31·사진)은 지난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J리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32강) 1차전에서 전반 44분 선제골을 넣어 4-1 대승의 서막을 올렸다.

리웨이펑은 전반 44분 가시마 페널티 지역 한 가운데서 상대 수비수 머리를 맞고 흐른 공을 강하게 왼발로 차 상대 골문 상단을 가르는 선제골을 넣었다. 중국 C리그에서 20골, 국가대표팀에서 13골을 넣었던 그는 빠른 K리그 데뷔골로 ‘골 넣는 수비수’의 명성을 이어갔다.

중국 출신 노장 수비수의 골에 한국은 물론 13억 중국인들도 열광했다.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는 리 웨이펑의 활약을 다룬 기사를 주요 뉴스로 올리면서 모처럼 K리그 소식을 전했다.

‘시나닷컴(sina.com)’과 ‘바이두(baidu.com)’ 등 중국 포털사이트에서 이 소식을 접한 현지 네티즌들은 리웨이펑에 대한 응원 릴레이를 펼치며 수원 서포터들과 기쁨을 함께 했다. 또 그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무대에 도전해 빠르게 골을 터뜨렸다는 점은 자국 축구에 대한 반성으로 이어졌다.

중국 축구팬들은 리웨이펑을 전격 발탁한 차범근 수원 감독을 추켜세우며 “한국인들은 사람보는 안목이 있다. 중국 감독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슬프다(新浪**)”거나 “중국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중국축구협회의 자질이 부족한 것(新浪**)”이라고 했다.

중국이 한국과 함께 기쁨을 만끽하는 동안 일본은 침통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과 일본의 최강 클럽이 벌인 맞대결에서 4골을 내주고 대패했다는 점은 일본 축구팬들의 자존심을 건들기에 충분했다.

일본의 대형 포털사이트 ‘2채널(2ch.net)’ 네티즌들은 “수원이 너무 강하다. 과연 한국 1위는 다르다(jwOb****)”고 수원을 추켜세우면서 “가시마는 일본의 수치다. 돌아오지 마라(CW53T****)”며 가시마에 대한 힐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일본 축구팬들은 선제골을 넣은 리웨이펑이 지난해 2월 동아시아선수권 중·일전에서 미소를 지으며 자국 선수 스즈키 케이타의 멱살을 잡았던 사건은 특별하게 거론하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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