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김인식, 지략의 승리…‘라틴의 열정을 꿰뚫다’

[WBC] 김인식, 지략의 승리…‘라틴의 열정을 꿰뚫다’

기사승인 2009-03-16 21:18:02

[쿠키 스포츠] 김인식(한화) WBC 대표팀 감독의 지략이 빛난 한판이었다. 한국은 16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경기의 맥을 꿰뚫은 김 감독의 전술 운용 덕으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멕시코가 경기 분위기에 따라 180도 달라지는 팀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1라운드 호주와의 1차전에서 멕시코는 17대 7 콜드게임을 당하고는 패자부활전 재대결에선 분풀이하듯 16대 1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두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같은 팀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모습이었다. 먼저 흐름을 잡으면 쉽게 이길 수 있고, 반대로 흐름을 빼앗기면 걷잡을 수 없이 기가 살아나는 팀이라는 게 코칭 스태프의 분석이었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를 빼고 이범호(한화)를 기용하며 선발 명단에서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추신수를 기용할 경우 소속 구단의 규제 때문에 지명타자로 쓸 수밖에 없어 수비가 약한 이대호(롯데)를 3루수로 돌릴수 밖에 없어 내야가 부실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큰 무대에서 선발 출장의 영예를 안은 이범호는 핫코너인 3루를 잘 막아내며 기대에 부응하더니 0-2로 끌려가던 2회말 솔로 홈런을 날리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또 6회말 무사 1루 기회에서 번트 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들인 뒤 벼락같이 배트를 휘둘러 3루수 머리 위를 넘기는 안타를 쳐냈다. 추가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상대 수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진영(LG) 대신 선발로 내보낸 이용규(KIA)도 4타석 2안타 2희생타를 기록했고, 누상에서 상대 투수를 끊임없이 흔들어 놓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6회말에는 희생번트 사인을 내며 상대에게 ‘스몰 볼’을 구사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는 7회말엔 더블 스틸을 지시해 상대의 허를 찔렀고 이어진 기회에선 강공책을 펴며 상대 벤치를 흔들었다. 7회 한국팀의 강공에 대거 4실점한 멕시코 선수들은 현저히 의욕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접었다.

한 박자 빠른 과감한 투수 교체도 상대 타선을 꽁꽁 묶는 데 성공했다. 선발 류현진이 불안한 출발을 보이자 김 감독은 3회초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렸고, 다음 경기 선발 등판이 예상됐던 김광현-윤석민을 7회초 등판시키며 상대의 기를 눌렀다. 공격과 수비에서 김 감독의 작전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한 멕시코 선수들은 결국 제풀에 무너지며 삼진 11개를 헌납하며 맥없이 물러나고 말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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