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탤런트 장자연(30)씨 자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0일 유가족을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한 데 이어 피고소인 조사를 위한 증거 확보에 주력했다.
경찰은 특히 장 씨의 전 매니저 유모(30) 씨가 "모든 문건을 없앴다"고 밝힌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전면재수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이에따라 장 씨의 소속 기획사 직원·지인 등 주변인 조사를 통해 문건에 적시되지 않은 접대 장소와 일시를 파악하고 이들 업소 종사자, 동석자 등 목격자를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소속사 전 대표 김모(42) 씨의 신용카드 사용내역과 휴대전화 통화내역, 통화기지국 등을 비교하며 김 씨의 행적을 수사하고 있다.
◇제3의 문건 존재 여부=경찰은 현재 불타 없어졌다고 판단되는 '리스트'가 적힌 미확보 문건 3장과 더 있을지 모르는 복사본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현재까지 KBS가 입수한 문건과 다른 언론사가 확인한 문건, 유족이 보고 소각한 문건이 서로 다르다는 정황이 있어 다른 문건이나 이미 공개된 문서의 사본이 더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유 씨는 경찰에서 "장 씨가 진술 형식의 문건 4장과 본인에게 쓴 편지 형식의 3장 등 모두 7장의 문건을 남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유 씨와 장 씨의 휴대전화 문자삭제 파일을 복구중이며, 1만9218건의 유 씨 통화내역과 사건 관련자 7명의 통화내역 9만8126건을 분석, 문건 유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수사 왜 맴도나=지난 17일 장 씨의 오빠가 문건 등장인물 7명을 고소한 것과 관련, 경찰의 수사는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경찰은 "언론사 관계자 등 피고소인 4명의 혐의와 인적사항은 프라이버시라 밝힐 수 없다"며 "문건에 나타난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가 아직 확보되지 않아 이들을 소환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 수사와 관련 피고소인 3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 유씨를 18일 출국금지시켰다.
그러나 무엇보다 장 씨의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가장 먼저 조사받아야 할 사람은 지난해 12월 일본으로 출국해 행방이 묘연한 소속사 전 대표 김 씨다. 그의 진술에 따라 '리스트'로 불리는 문건 언급 실명자와 술접대, 성상납 등의 고리가 밝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건의 몸통이 없는 상태에서 수사는 겉돌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성남=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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