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세계야구 지각변동 재확인…이변 속출 “왜?”

[WBC] 세계야구 지각변동 재확인…이변 속출 “왜?”

기사승인 2009-03-24 14: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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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최근 10년 간 급진적 지각변동을 일으킨 세계 야구의 판세를 재확인하는 무대였다.

아시아의 강호 정도로만 여겨졌던 한국과 일본은 세계 최강으로 등극했고 변방 취급을 받던 네덜란드와 중국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아마추어 최강’ 쿠바와 메이저리거로 무장한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등 중남미 강호들은 4강에도 들지 못했다.

이 처럼 전문가들의 기존 상식을 허물어뜨린 이번 대회는 향후의 판세를 새롭게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세계의 중심에 선 한국·일본

전통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결승전에 나란히 올랐다. 일본의 대회 2연패로 끝났지만 아시아 야구가 세계 최강으로 올라섰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일본은 이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아시아 야구는 최근 몇년 간 국제 대항전을 휩쓸어왔다. 당초 한국과 일본은 미국, 쿠바보다 저평가 돼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프로야구 역사에서 반세기 앞선 일본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을 받아왔다. 한국도 이 점을 인식하고 일본에 끈임 없는 도전을 걸었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프로선수를 처음 국가대표팀으로 구성했던 지난 1998 아시안게임 이후 일본을 상대로 16승14패(아시아시리즈 포함)로 근소한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과 2승3패를 기록했다.

당초 대만과 2인자 싸움을 벌였던 한국이 이제는 일본과 아시아 최강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한국은 WBC 원년인 지난 2006년 대회 이후 일본에 6승3패로 앞서며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경쟁에 밀려 ‘3인자’ 신세로 전락한 대만은 이달 초 1라운드에서 약체로 분류됐던 중국에까지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반면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보여준 잠재력을 꾸준히 유지해 ‘아시아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명성 보다 실전…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

쿠바와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상식을 깨뜨린 주인공들이다. ‘아마 최강’으로 여겨졌던 쿠바는 지난 1회 대회와 베이징올림픽에서 잇따라 결승에 올랐으나 각각 일본과 한국에 패해 2인자로 전락했다.

쿠바는 이번 대회 1라운드 B조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호주, 멕시코를 모두 격파하고 명성을 되살리는 듯 했으나 2라운드 1조 1차전과 패자부활전에서 잇따라 일본에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서 유럽의 가능성을 보여준 돌풍의 주역이다. 도미니카공화국과 푸에르토리코, 파나마 등 메이저리거들이 득실거리는 1라운드 D조에서 네덜란드는 2라운드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와 미겔 테하다(휴스턴) 등 강력한 타선을 앞세운 우승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은 두 차례나 네덜란드에 패하며 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 같은 선전을 예상하지 못했던 로드 델모니코 네덜란드 감독은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자회견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쏟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파란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허구연 MBC 야구 해설위원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지난 1회와 이번 대회는 상황이 다르다”며 “지난 대회에서 적극적이지 않았던 외국 선수들이 이번에는 조국을 위해 뛰고 있다. 이변이 속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프로야구(MLB) 총재이자 WBC의 창설을 주도한 버드 셀릭 커미셔너는 “네덜란드가 도미니카공화국을 두 차례나 이겨 본선에 오르고 이탈리아와 호주, 중국 등 약체로 분류된 국가들이 1라운드에서 강호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이번 대회가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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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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