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지난달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는 1623만명으로 4주 기준 고용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구직단념자(16만9000명)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명이나 늘었지만 가사·육아(26만1000명), 쉬었음(12만4000명) 인구도 크게 늘었다. 특히 가사·육아 인구가 급증한 것은 경기적 요인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혼인건수가 전년보다 4.6% 감소한 32만7700건에 그쳤고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숫자인 조출생률도 2007년 10명에서 지난해 9.4명으로 감소하는 등 결혼과 출산이 모두 줄었지만 육아나 가사에 종사하는 이들이 갑자기 늘었다는 것은 실직 등으로 인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 맞벌이 부부 가운데 한쪽 배우자가 직장을 잃고 가사·육아를 전담하게 된 경우도 늘고 취업준비생이나 휴·폐업 자영업자 가운데 구직을 아예 포기한 경우도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취업은 물론 실업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에 대한 모순도 제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회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국내 실업률 통계의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15세 이상 인구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 증가했는데 경제활동인구는 0.2% 감소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무려 3.2%나 늘었다. 일을 할 수 있는데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를 제외하고 경제활동인구만을 떼어낼 경우 실제보다 적은 실업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