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은 선수 부족을 호소했으나 박지성(28·사진)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맨유의 핵심선수들이 부상과 징계로 대거 빠진 상황이었지만 박지성은 마지막 순간까지 퍼거슨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박지성은 6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서 열린 아스톤빌라와의 2008∼2009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끝내 벤치를 박차고 나오지 못했다.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웨인 루니, 미드필더 폴 스콜스,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 등 맨유의 핵심선수들은 부상과 징계 등의 이유로 아스톤빌라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퍼거슨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라이언 긱스에게 최전방의 카를로스 테베스를 돕도록 지시했다.
호날두와 긱스의 공격 가담으로 공백이 생긴 중원에는 박지성이 세워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은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에도 박지성을 떠올리지 않았다. 반면 루이스 나니와 마이클 캐릭 등 포지션 경쟁자들은 선발 출전했다.
교체선수들 중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18세 신예 페데리코 마체다만 부름을 받았다. 몸만 풀던 박지성은 마체다가 후반 추가시간 3분 결승골을 터뜨려 맨유의 대역전극에 방점을 찍는 순간에도 사이드라인 밖에 있어야 했다.
박지성이 경기에 앞서 선수 부족으로 볼멘소리를 냈던 퍼거슨 감독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좁은 그의 팀 내 입지를 방증하는 것이어서 우려를 낳는다. 승리를 강구했던 퍼거슨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마지막 한 골이었다. 네 시즌 동안 불과 10골을 넣는 데 그친 박지성보다는 비록 신예지만 골을 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마체다가 더 필요했을 것이다.
박지성의 출전은 오는 8일 올드트래포드서 열리는 FC포르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으로 예정됐다. 퍼거슨 감독은 에버튼전을 마친 뒤 “포르투전에서는 옵션이 많아 걱정하지 않는다”며 스콜스와 루니, 비디치, 조니 에반스의 출전을 예고한 뒤 “박지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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