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일본 축구팬들이 유럽 진출을 염두에 둔 이근호(24·주빌로 이와타)의 발언에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근호가 일본 프로축구 J리그를 빅리그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정도로 여긴다는 점이 현지 팬들의 심기를 자극한 것이다.
이근호는 지난 6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와타시 야마하스타디움에서 야나기시타 마사아키 주빌로 이와타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은 축구선수에게 꿈이지만 우선 J리그에서 활약한 뒤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당초 이근호의 기자회견은 “지난해 한국에서 기록한 13골 이상 넣겠다”는 등 올 시즌 첫 발을 내딪은 J리그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자리였다. 그러나 향후 유럽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그의 직접적인 발언은 현지 축구팬들의 심기를 적지 않게 건드렸다.
일본 커뮤니티사이트 2채널(2ch.net) 네티즌들은 “일본을 배려하지 않은 발언이다(ovOp0****)”라거나 “J리그는 한국선수들이 큰 날갯짓을 하기 위한 무대인가(gbxdf****)”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일부 현지 언론들도 이근호의 유럽 진출 발언을 앞세워 보도해 비판적 여론에 기름을 쏟아 부었다.
이근호는 지난해까지 4시즌 간 인천유나이티드와 대구FC 등 K리그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며 한국축구의 대표적 골잡이로 부상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 유럽 진출을 타진했으나 난항을 겪으면서 일본으로 시선을 돌렸다.
한국 선수들은 해외 진출을 물색하다가 실패할 경우 일본으로 선회해 온 게 사실이다. J리그에는 다수의 한국 출신 선수들이 거쳐갔으나 교토 퍼플상가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도약한 박지성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없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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