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 겨울 칼바람처럼 몰아쳤다가 따스한 봄 기운에 사그라들기 시작한 김연아(19·고려대)의 스포츠 소녀 열풍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고 있다. ‘체조요정’ 신수지(18·세종대·사진)의 시즌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김연아의 시즌 종료로 답답한 가슴만 부여잡았던 오빠 팬들은 오는 1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 간 포르투갈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에서 올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신수지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겨우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던 신수지는 지난 1월 귀국한 뒤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쏟아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줄과 후프, 볼, 리본 등 4종목 합계 99.400점으로 1위에 올라 이번 월드컵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신수지는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로는 16년 만에 본선 진출권을 따낸 데 이어 예선 12위에 오르는 등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이제 그의 기량은 가능성을 뛰어 넘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올 시즌 첫 국제대회인 이번 월드컵시리즈에 임하는 그의 각오도 사뭇 남다르다. 유럽 선수들 일색인 상위권을 잠식해가며 메달권을 노리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신수지는 8일 “올 시즌 첫 국제대회인 만큼 상위권을 노리고 있다”며 “오는 7월 하계 유니버시아드와 9월 세계선수권에서 메달권에 진입하기 위해 이번 월드컵시리즈는 중요하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지희 리듬체조 국가대표 코치는 “세계 상위 랭커들이 이번 월드컵시리즈에 대부분 참여한다”며 “신수지가 다른 선수들과의 기량 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수지는 월드컵시리즈 출전을 위해 오는 14일 오후 포르투갈로 떠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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